도주차에 추적기 발사, 무인 순찰로봇 출동…'과학치안' 성큼

이소현 기자I 2022.10.19 18:18:46

제4회 국제치안산업대전 개최
첨단기술 접목된 치안기술의 장

[인천(송도)=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경찰을 무시하고 도주하는 차량에 추격용 위성항법장치(GPS)를 발사하면 무리하게 따라붙지 않아도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줘 추적할 수 있다. 재난 지역에서는 경찰관 대신 무인순찰로봇이 먼저 투입해 사각지대를 살피며 치안 공백을 최소화한다. 영화에서나 가능할법했던 이러한 장면들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회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무인순찰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사진=경찰청)
19일 경찰청 주최로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회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는 국내외 154개 기업이 참가해 첨단치안 장비·시스템 연구개발 결과물을 전시했다. 이날 현장에서 경찰청 연구개발(R&D) 사업으로 개발 중인 도주 차량용 위치확인 시스템 추적장치(광주과학기술원) 등 시연이 펼쳐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과학기술과 치안의 융합을 통해 ‘과학치안’을 실현하고자 한다”며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경찰 활동은 과거 ‘범죄 대응형’ 경찰을 넘어 ‘문제 해결형’ 경찰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마약 범죄가 우리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약물을 이용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휴대용으로 신속하게 탐지하는 스티커 모양의 마약검사 진단키트가 전시됐다. 노란색 동그란 스티커에 일반 소주를 묻히면 색상 변함이 없지만, 무색·무취 신종마약인 GHB(속칭 물뽕)가 섞인 소주가 닿으면 노란색 스티커는 금세 연초록색으로 변했다. 필요할 때마다 스티커 한두 개를 스마트폰 뒷면 등에 붙인 후 사용할 수 있어 상대방이 눈치채지 않게 검사할 수 있다. 필메디 관계자는 “정확도는 80%가량 된다”며 “한 장에 6개의 검출 스티커가 붙어 있는 스티커 형태로 가격은 1만3900원인데 평균적으로 월 500개씩은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뽕’ 등 신종 마약을 즉시 검출할 수 있는 마약검사진단키트(사진=이소현 기자)
최근 피해가 많은 불법촬영(속칭 몰카)을 예방할 수 있는 장치들도 전시됐다. 탐지할 수 있는 불법카메라 탑지앱인 ‘릴리의 지도’를 실행시키니 ‘check(확인)’, ‘watch out(조심해)’ 문구가 떠 단추 모양, 주사위 모양 등으로 된 초소형 불법카메라를 적발할 수 있었다. 카메라를 찍으면 화면이 분홍색 등으로 변해 아예 촬영할 수 없게 만드는 특수 조명도 전시됐다.

치안현장에서 직접 뛰는 경찰관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들도 소개됐다. 실제 38구경 권총의 10분의 1수준의 물리력을 지닌 저위험 권총, 한국형 전자충격장치 등이 전시됐다. 한국형 전자충격장치를 개발한 김범진 인포스테크놀러지 대표는 “무엇보다 비살상무기로 인명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어 우리 현실에 맞는 안전장비가 될 것”이라며 “조준점을 2개로 늘려 명중률을 높였고, ‘단발’만 가능한 기존 제품과 달리 ‘3연발’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치안산업대전이 수출의 장의 역할도 했다. 김 대표는 “한국형 전자충격장치를 경찰에 최대 5만대까지 보급할 예정”이라며 “오만과 말레이시아 등 12개국과 수출 논의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4회째를 맞은 국제치안산업대전은 이날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160여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며, △경찰 개인장비 △경찰 ICT △경찰 개인장비 △범죄수사·감식장비 △교통 장비·시스템 △보안산업 특별관(사이버·출입통제·사회안전) 등 8개 전시관으로 구성했다. 전시회 마지막 날인 오는 22일에는 국제치안산업대전 홍보모델인 유명 어린이 캐릭터 ‘헬로 카봇’과 연계한 캠페인, ‘드론 체험’, ‘스크린 사격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회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시연에 참가하고 있다.(사진=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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