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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총은 이 대표의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 비공개 의총을 통해 이 대표의 사퇴 결의안 채택에 합의하지 못했고, 이 대표에게 직접 입장을 들어보겠다며 출석을 요구했다. 비공개 의총을 원한 의원들은 모든 토론 과정을 공개해야 참석할 수 있다는 이 대표를 설득, 모두발언만 공개한다는 조건을 내걸며 의총으로 불러냈다.
이 대표가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음에도 어떤 의원들은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의 모든 혼란에 대해, 당대표에게 서운한 점이 있다면 많은 질책을 가해달라”면서 “하지만 선거 승리를 위해서 각자의 다른 방법의 노력이 있다는 사실만은 앞으로도 기억해주고 반영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당에 불화를 만들고, 내 항변을 하고, 당과 의원에 대한 불만을 얘기할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기자회견을 잡았을 것이다”며 “그런 의도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대선 승리를 위해 많은 얘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공개발언 자리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주 동안 선대위에 돌아올 수 없었던 건, 많은 젊은 세대가 아직도 우리 당에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가려 했기 때문”이라며 “선거 업무에 복귀할 땐, 단순히 개인의 책임감에 의해 복귀하는 모양새보단 당이 다시 젊은 세대가 지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해서 그들(젊은세대)이 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뭐가 바뀌었나”라고 질책했다.
아울러 “우리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 이후로 우리에게 왔다고 착각했던 지지층은 4년 전 문재인 정부의 열렬한 지지층이었고 우리 당을 탄핵으로 내몰았던 지지층이었다”며 “그들이 가장먼저 문재인정부에 의구심을 품고 반발했던 계기가 뭔지 아느냐. 바로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젊은 세대에 최근 들어 지지율 고전을 겪는 이유는 와닿지 않는 명분을 내세우기 때문”이라며 “`그럼 너 이재명 찍을거야` `정권교체 안 할 거냐` 이런 말로 접근했을 때 젊은층 지지를 회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권영세 선대본부장을 통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연습문제’를 제안, 의원들의 비판을 받은 데 대해서는 사과했다. 그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케팅용으로 쓴 거다. 마침 권 본부장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던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익살스럽게 ‘연습문제’라 한 것”이라면서도 “그 표현이 불편했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내 의도대로 들리지 않았다면 표현을 제대로 고르지 못한 불찰일 것이다. 의도가 나쁜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건 내 입장에서도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