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EMA)의 고위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가 혈전증과 연관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후 국내에서 20대 여성이 혈전증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접종자들의 불안이 커진 데 따라 긴급하게 조치에 나선 결과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8일 예정된 8일부터 특수교육·보육, 보건교사와 어린이집 간호인력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연기한다고 7일 밝혔다. 또한 이미 예방접종이 진행 중인 대상은 60세 미만 접종 대상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접종을 보류하기로 했다.
추진단은 이날 오후 ‘코로나19 백신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일부 특이 혈전 발생 간 연관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임에 따라 그 결과를 확인하고 백신 접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MA는 9일까지 총회를 진행 중이며 아스트라제네카와 혈전과 인과관계에 대한 발표는 8일(현지시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이후 전문가 자문회의와 예방접종자문위원회 등을 거쳐 접종 방침과 계획을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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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평소 별 문제 없이 하던 행동이 어려운 ‘숨참’ 증상을 느꼈으며 하지에 부종 등이 생기는 등 혈전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다리와 폐 부위에 혈전이 확인됐으며 뇌정맥동혈전증(CVST)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치료를 진행해 입원 시보다는 상태가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국내에서 혈전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 사례는 백신 접종 후 사망한 60대 여성으로 부검 과정에서 혈전 소견이 나타났다. 피해조사반은 해당 사례에 대해 혈전과 백신과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두 번째 사례는 구급대원인 20대 남성으로 EMA가 백신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뇌정맥동혈전증(CVST) 진단을 받은 바 있다.
EMA가 아스트라제네카와 혈전이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낼 경우 국내 접종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분기 정부가 공급 일정을 확정한 백신의 절반 이상이 아스트라제네카인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를 젊은 층에 접종하지 못할 경우 접종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와 항공승무원, 군인과 경찰 등 사회필수 인력 등이 젊은 층 비중이 높은 2분기 접종 대상자들로 현재는 이들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점도 문제다. 이미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 효능 논란으로 불신이 큰 상황에서 혈전 문제까지 더해지면 아스트라제네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실시하는 조치”라며 “유럽의약품청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