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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정치권 태풍의 핵으로 꼽혀 온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겸 희망의당 대표가 당 대표직을 사임한다.
14일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을 비롯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이케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중·참의원 총회에서 지난달 중의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의 뜻을 표명키로 했다. 사임 후에는 중앙 정치 무대에서 벗어나 도쿄도지사로서 도정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유리코 대표는 도쿄도지사로서 지난 7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지역 정당인 ‘도민퍼스트회’를 창당해 집권 여당인 자민당을 제치고 제1당으로 올라서며 파란을 일으켰다. 고이케 도지사는 이 결과에 힘입어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를 대체할 ‘포스트 아베’로 꼽혀 왔다. 유리코도 아베와 마찬가지로 일본 내에선 극우 성향의 정치인이다. 고이케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10월22일 열린 중의원 선거기간이었다.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희망의당’을 창당한 그는 제1야당인 민진당을 일부 흡수해 세를 불리는 등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혀 왔다.
유리코의 희망의당은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참패했다. 집권 연립 여당인 자민-공명당은 개헌 가능 정족수인 3분의 2 의석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고 희망의당은 자신이 일부 흡수했던 민진당에도 못 미치며 제2야당에 머물렀다. 당내에선 유리코 대표가 직접 출마하는 대신 도지사직을 고수하는 등 미온적인 모습을 보여 패배했다는 비판 여론도 나왔다.
유리코 도지사의 중앙 정치 진출의 꿈은 이로써 지난 7월 도쿄도의원 선거 승리 이후 약 3개월, ‘백일천하’로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