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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3조원 손실 내고 '4천원' 인상..현대차 귀족노조 신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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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I 2016.10.13 16:25:32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
5개월 협상과정 24차례 파업 손실액 3조 넘어
현장 노동직 ‘실망’ 14일 찬반투표 고비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현대자동차(005380) 노사가 지난 12일 7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의 끝에 극적으로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지난 5월 2016년 임금협상 첫 상견례이 후 약 5개월만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월24일 기본급 5만8000원, 개인연금 1만원, 성과일시금 350% + 330만원(상품권 20만원, 주식10주)의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같은달 26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05%의 반대표로 부결됐다. 임금인상률이 낮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50여일. 수차례의 부분파업과 12년만의 전면파업까지 강행하면서 이끌어낸 2차 잠정합의안은 1차에 비해 기본급은 4000원이 인상됐고, 전통시장상품권 30만원이 추가됐다.

하지만 그동안 현대차 더 나아가 한국경제가 입은 손실은 너무나 컸다. 총 24차례 파업에 따른 현대차의 생산차질은 14만2000여대, 매출 손실은 3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파업손실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현대차 영업이익 3조1042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완성차인 현대차만의 손실로 끝나지 않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현대차에 납품하는 1차 부품협력업체 348개사의 손실액을 1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수출 차질은 7만9000대, 11억4000만달러에 달해 2009년 8월 이후 최대의 수출 감소율(-24%)을 기록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겠다며 현대차 노사를 압박한 이유다.

현대차 노사는 14일 노조 찬반투표라는 마지막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전해져온다. 현장 노동조직들이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하며 일부는 부결을 선동하고 있다는 것.

한 노동 전문가는 “1차 잠정합의안의 부결 원인이 표면적으로는 낮은 임금인상률 때문이었지만 부결 여론을 주도한 것은 현대차 노조 집행부에 반하는 노동조직들로 ‘노노갈등’이 실질적 원인이었다”며 “14일 찬반투표의 결과도 낙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평균 연봉 9600만원의 대기업 직원들이 기본급 4000원을 더 올리겠다고 파업을 연장한 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그들 연봉의 65%, 30~35% 수준의 임금을 받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고통 받는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현대차 귀족노조에 대한 분노는 늘어간다. 세타2엔진과 에어백 불량 등 품질논란으로 현대차의 대외적인 이미지도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귀족노조의 밥그릇 챙기기 파업은 신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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