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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받은 제자가 다시 봉사자로”…30년 나눔, 아산상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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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I 2026.09.29 12: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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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의료인 키워 병원 맡긴 강지헌·주수경 부부
우크라이나·몽골·말라위서 의료·교육봉사
박철성 의료봉사상·김현수 사회봉사상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30년간 우크라이나와 몽골, 말라위에서 의료·교육봉사를 펼치며 ‘도움을 받던 사람이 다시 누군가를 돕는’ 선순환을 만들어온 강지헌·주수경 부부가 올해 아산상 최고상의 주인공이 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제38회 아산상 수상자로 강지헌(66)·주수경(66) 부부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아산상은 의료봉사·사회봉사 등 전체 시상부문 후보 가운데 공적이 가장 뛰어난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최고상이다.

제38회 아산상 수상자 강지헌·주수경 부부(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제38회 아산상 수상자 강지헌·주수경 부부(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재단이 강씨 부부의 30년 봉사에서 주목한 것은 단순히 오랜 기간 해외에서 활동했다는 점만은 아니다. 도움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의료인과 여성 리더를 길러내 자신들이 떠난 뒤에도 의료·교육·돌봄이 이어지도록 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치과의사인 강씨는 1996년 우크라이나에서 장기 해외봉사를 시작해 의료취약지역과 고려인마을 등을 찾아 이동진료를 했다. 2001년에는 몽골로 옮겨 ‘에바다치과’를 열었다. 주민을 진료하는 동시에 현지 치과의사들을 교육했다. 이후 제자들이 스스로 진료와 병원 운영을 할 수 있게 되자 2014년 병원을 이들에게 맡겼다. 현재 에바다치과는 원장 2명과 직원 21명이 일하고 자체 건물까지 갖춘 병원으로 성장했다. 강씨에게 배운 의료진은 이후 말라위 난민캠프까지 찾아가 의료봉사를 하며 자신들이 받은 도움을 다시 나누고 있다.

강씨는 다시 의료환경이 열악한 말라위로 향했다. 2017년 에파타치과클리닉을 열어 주민을 진료하고 현지 치과대학생의 임상교육을 맡았다. 2019년부터는 잘레카 난민캠프를 정기적으로 찾아 난민과 주민을 무료로 치료하고 있다. 주씨는 아이와 여성의 자립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말라위에 ‘치소모 아동지원센터’를 세워 취약계층 아이들의 방과후 학습과 돌봄을 지원하고 현지 주민들이 직접 센터를 운영하도록 했다. 몽골과 말라위에서는 ‘어머니학교’를 운영해 여성 리더도 길러냈다.

아산상 수상자 강지헌씨(앞줄 가운데)가 말라위 에파타치과클리닉에서 치과대학생들에게 임상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상 수상자 강지헌씨(앞줄 가운데)가 말라위 에파타치과클리닉에서 치과대학생들에게 임상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의료봉사상은 32년간 국내 중증장애인과 뇌전증 환자를 무료 진료하고 필리핀·네팔 의료취약지역에서 활동해온 박철성(65) 박가정의학과의원 원장이 받는다. 네팔에서는 의료진이 2명뿐이던 티카푸르병원의 진료체계 구축을 지원해 현재 20여 명의 의사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탰다. 국내외 의료취약계층을 꾸준히 진료하는 동시에 현지 보건의료체계가 스스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사회봉사상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현수(60) 별의 친구들 이사장이 선정됐다. 김 이사장은 경계선지능 등으로 공교육 적응이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세우고 졸업 뒤 다시 고립되지 않도록 카페·쿠키작업장·출판 등 일터까지 만들었다. 교육에서 일자리와 사회참여로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11월 2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다. 강씨 부부에게 3억원, 박 원장과 김 이사장에게 각각 2억원 등 6개 부문 18명에게 총 10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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