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연말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회피한 개인이 3거래일 연속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거래에서 개인은 3961억원 순매수하며 3거래일 누적 1조773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국내 증시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동학개미’의 코스닥 매수세는 연초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1월은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데,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닥과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띄는 경향을 보인다. 전년 11~12월 개인 대주주 양도세 회피물량이 이듬해 1월 다시 유입되면서 개인 수급 개선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지수가 상승한 영향이다. 개인은 2015년 이후 최근 6년간 연말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일 전후로 같은 수급 흐름을 반복해왔다. 12월 중순부터 매도 우위로 전환한 후 과세 기준일 직전에 급격한 매도세를 보이나 과세 기준일 이후에는 빠르게 되돌림 매수세를 보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1~12월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증가는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일각에서 한국 증시의 부진으로 인해 개인 자금이 추세적으로 이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나 가계가 주식 투자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 수급은 11월부터 2개월째 순매도를 기록 중이고, 최근 들어 개인들이 선호하는 종목들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라며 “11~12월 개인 상위 순매수 종목들은 주로 IT 업종 대형주와 철강·화장품·헬스케어 등 낙폭 과대주”라고 진단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 역시 “작년 연말의 경우 과거에 비해 개인들의 매도 규모가 컸지만 과거에 비해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금액이 낮아지면서 적용 대상이 증가하고, 개인들의 증시 참여가 2020~2021년에 급격히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하면 개인들의 매도 규모가 유독 많았던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 개인들의 되돌림 매수세가 과거에 비해 강할 가능성이 높은 근거로 봐야 할 것”이라며 “1월에는 개인의 순매수를 기대하며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인 강세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개인 자금이 증시에 몰려있는 점도 지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일별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9조6535억원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시 대기 자금으로 지난달 초 63조원대로 떨어졌다가 연말 들어 70조원으로 바짝 다가섰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020년 65조5227억원(12월 31일 기준)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뒤 6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업종 중 헬스케어와 IT 분야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는 5~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IT 가전 전시회인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가 개최되는 데 이어 10~13일에는 글로벌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린다. CES는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재개되는 만큼 국내외 기업들은 각종 신기술 트렌드 공개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제품과 신기술 관련 테마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비대면으로 열려 기업 인수합병과 기술 수출 등 빅딜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다. 하지만 행사 전후 관련 업계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하 연구원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이후에는 발표 내용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를 대비해야 한다면서 ”업종 전반의 관점에서는 위드 코로나의 수혜, 투자 본격화 등의 모멘텀을 중장기적으로 기대하며, 단기적으로는 바이오 업종 내 일부 분야에 대한 정부 정책 모멘텀 (AI)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