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넥스페리아 측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NWF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거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6300만파운드(한화 약 9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중국 모바일 단말기 제조회사인 윙크테크놀로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중국 기업으로 분류된다. NWF는 영국 웨일스 남부 뉴포트에 위치한 비상장사다. 영국 내 대표적인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업체 중 하나로 자동차 전원 공급장치에 쓰이는 실리콘 칩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 적어도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넥스페리아는 이번 인수로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킴 켐페 넥스페리아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성명을 통해 “NWF는 매우 숙련된 운영팀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정치권에서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집권 보수당 내 중국연구그룹(CRG) 책임자인 톰 투겐다트는 기업부에 보낸 서한에서 “NWF는 200mm 실리콘과 반도체 기술 개발, 가공 설비 측면에서 영국 반도체업계를 이끌고 있다”며 “중국 자본에 넘어갈 경우 심각한 경제 및 국가안보 위협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투겐다트는 영국 정부가 국가안보 및 투자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이번 인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4월 도입한 이 법은 경제적 리스크나 안보 위협이 있을 경우 해외자본의 영국 기술기업 인수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NWF 매각가가 저평가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포리스터의 글렌 오도넬 애널리스트는 “6300만파운드는 터무니없는 헐값”이라며 “아무리 NWF의 기술이 낡았다고 해도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현 단계에서 개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상황이 변하면 관련법에 따라 조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