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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은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17년 1036억원에서 이듬해 1126억원, 2019년 1382억원으로 매해 증가했다. 지난해엔 관련 투자가 2000억원까지 넘어섰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13.7%로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2015년(6.4%)과 비교하면 관련 비중이 5년 만에 2배나 높아진 셈이다.
유한양행이 R&D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호실적이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42억 5509만원으로 전년 125억 3575만원보다 572% 증가했다. 현금보유액도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35억원으로 전년 동기 2742억원 대비 29% 늘어났다.
제약업계는 유한양행의 호실적이 R&D 투자로, R&D가 신약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본다. 실제로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올해 초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서 ‘31호 국산 신약’이 됐다. 증권가에서는 렉라자가 단기적으로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임상 3상 이후 1차 치료제로 인정받을 경우 잠재시장은 2차 치료제 시장보다 3배가량 큰 3000억원 규모가 된다.
유한양행은 기술수출을 한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료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지난해 기술료 수익으로만 1556억원을 올렸다. 이는 회사 매출의 10%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얀센으로부터 렉라자에 대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3500만달러(약 430억원)를 수령했다. 이어 11월에는 얀센이 ‘아미반타맙’과 병용투여 임상시험 피험자 모집을 시작하면서 6500만달러(약 723억원)의 기술료가 추가로 발생했다.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은 현재 약 30개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을 통해 외부와 공동 연구 과제를 시작하면서 파이프라인이 크게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3년 동안 유한양행의 수익구조가 탄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바이오 관련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렉라자 국내 처방이 본격화하면 유한양행의 전문의약품(ETC) 매출은 약 11%, 온라인 및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 출시로 일반의약품(OTC) 실적은 약 47%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향후 3년간 연평균 약 10%의 안정적인 매출액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