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2020]⑤`5G 모뎀칩` 한·미·중 삼국지

박철근 기자I 2019.12.12 16:20:31

퀄컴 독주 속에 삼성전자·화웨이 맹추격 예상
내년 5G폰 1억대 돌파 등 시장 급성장
2020년 도쿄올림픽 특수도 노려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내년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상용화가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되는 가운데 5G 시장도 반도체 업계의 치열한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현재 5G 모뎀칩의 경우 미국 퀄컴이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005930)와 중국 화웨이가 맹렬하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특히 내년 5G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수요증가와 도쿄올림픽으로 5G 모뎀칩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인 퀄컴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19’에서 최신 5G 모뎀칩 X55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플랫폼을 공개했다. 지난 2월 공개한 X55는 최대 7.5Gbps(초당 기가비트)에 이르는 속도로 업계 최고급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애플이 내년부터 생산예정인 5G 스마트폰에 퀄컴의 X55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스마트폰 시장에서 퀄컴의 5G 모뎀칩 지배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통합칩세트 전략으로 5G 통신칩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5G 통신 모뎀과 고성능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하나로 통합한 5G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980’을 공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각각의 기능을 하는 두 개의 칩을 하나로 구현했다”며 “전력 효율을 높이고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여 모바일 기기의 설계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테크데이 2019’에서는 6㎓ 이하 5G 네트워크에서 기존 대비 최고 2배 빨라진 업계 최고 수준의 초당 5.1Gb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한 ‘엑시노스 모뎀 5123’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5G망을 단독 사용하는 SA모드와 LTE(롱텀에볼루션) 망을 공유하는 NSA모드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또 8개의 주파수를 하나로 묶는 기술도 적용했다. 여기에 화웨이도 미·중 무역 분쟁 격화 속에서도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생산하는 ‘기린 990 5G’를 활용해 중국과 유럽 5G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5G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향후 통신칩 시장을 두고 한·미·중 3국 업체 간 경쟁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점한 5G 스마트폰 시장에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애플이 본격 가세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100만대 수준인 5G 스마트폰이 2020년에는 17배 이상 급증한 1억 9000만대를 기록한 데 이어 2021년엔 3억 4000만대, 2022년 4억 4000만대, 2023년 5억 4000만대 규모로 매년 1억 대씩 고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5G 를 미래성장사업 중 하나로 선점하면서 5G칩부터 5G통신장비까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퀄컴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퀄컴과 삼성, 화웨이 등의 격차가 지속 줄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바일 5G 시장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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