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디지털 혁신 전 세계 확산할수록 우리나라 교역 늘어"

김형욱 기자I 2019.02.07 15:20:00

KIEP 연구보고서
韓 산업용 로봇 발달했으나 IoT·빅데이터 中·印에도 뒤져
"AI·IoT·빅데이터 R&D 투자 강화하고 무역규범 정비해야"

AFP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혁신이 국제적으로 확산할수록 우리나라 교역에 유리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우리나라가 산업용 로봇 분야에선 세계 최상위급이지만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 핵심 부문에선 인도나 중국에도 뒤진다며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혁신의 국제비교와 시나리오별 무역영향 분석’ 연구보고서(최낙균·이규엽·김혁황·장윤종)를 출간했다.

보고서는 미국특허 통계를 분석해 주요국 디지털 혁신 수준을 산출하고 이들 국가의 발전 속도별 시나리오를 총 9개로 나누어 본 결과 우리나라는 디지털 혁신이 전 세계에 확산할수록 교역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디지털 혁신에 따른 교역증가 효과가 평균 1.39%로 미국(3.35%), 유럽(1.53%)에 이어 매우 긍정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국(-0.36%)이나 브라질(0.28%), 인도(0.45%)는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빠른 디지털 혁신 속도에도 여전히 전체 수준이 낮아 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 수준의 디지털 혁신 시나리오 국가별 총 교역 변화. KIEP 제공
보고서는 “우리나라 디지털 혁신 실적이 이들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크고 산업구조 특성상 디지털 혁신에 따른 중간재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교역 상대국의 디지털 혁신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만큼 국제 무역규범을 디지털 혁신에 걸맞도록 정비하고 인터넷 프로토콜, 무선 네트워크 등 인프래 개선을 위한 국제 논의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우리나라가 산업용 로봇 활용 면에선 우위에 있지만 전반적인 디지털 혁신 면에선 인도, 중국 등 신흥국에도 못 미친다며 관련 R&D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로봇 활용도는 2016년 기준 근로자 1만명당 운용 로봇 631대로 싱가포르(488대), 독일(309대), 일본(303대)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절대적인 수치 면에서도 로봇 설치 규모로는 세계 3위, 운용 규모론 4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2010~2015년 산업·기술별 디지털 혁신 수준을 보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못 미치며 컴퓨터 프로그래밍 산업이나 IoT, 빅데이터 등은 중국, 인도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관련 R&D 투자 확대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각종 규제의 철폐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2016년 기준 근로자 1만 명당 운용 로봇 수. KIEP 제공
4차 산업혁명은 현실의 모든 사물·현상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고 분석해 로봇이나 3D 프린팅을 통해 다시 현실로 구현하는 과정이다. 한 공장이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제품·서비스마저 양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OECD는 4차 산업혁명으로 개개인의 경제·정치·사회 참여도가 높아지고 정부 역할은 플랫폼 역할에 그치고 많은 부분을 AI가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분야별 산업 구조가 검색 시장의 구글이나 스마트폰에서의 삼성·애플·화웨이처럼 승자 독식 형태로 파괴적인 재편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처럼 먼저 시장을 선점해 생태계를 구축한 ‘퍼스트 무버’가 클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대량생산 체제가 무너지고 제품 다양성이 늘어나면서 제조업도 서비스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직 4차 산업혁명을 구현할 3D 프린팅 기술 수준과 발전 속도가 느리지만 한순간에 무역 구조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은 세계 경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지원 체제와 디지털 혁신 뒷받침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2010~2015년 디지털 혁신기술 분야별 등록건수의 주요국 비중. KIEP 제공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