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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 통합론은 “당대당 통합의 차원보다는 정치권의 낡은 기득권을 교체하는 차원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합에 반대하는 박지원 전 대표 등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처음에 국민의당에 합류한 계기가 달랐다. 아마도 그분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과거에 김대중 세력 그리고 박정희 세력, 노무현 세력 이런 식의 화법은 이제 좀 극복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호남 중진 의원들 역시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모임인 ‘평화개혁연대’ 조직에 박차를 가하며, 안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천정배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일 의총이 끝난 뒤부터 본격적으로 서명을 받아 (평화개혁연대를) 출범할 생각”이라면서 “우선은 한 20여명이 참여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는 전·현직 당대표·원내대표와 만남을 가졌다. 오찬 직후 송기석 비서실장은 “아마 내일 의총 결과를 보면 일정부분 정리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안 대표는 제3당이 존속하기 위한 여러 방향 중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인데 그게 통합 추진으로 계속 비쳐진 것 같다고 설명했고, 박지원·박주선 의원의 경우 ‘그런 방향 제시도 일리가 있지만 시점이 중요하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안 대표는 “대한민국의 당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념과 진영세력이 아닌 강력한 중도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당원에게 보내며, 여전히 통합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21일 예정된 의원총회 끝장토론을 통해 통합론을 비롯한 당의 정체성 논란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언론사가 진행한 전수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 의원 40명 중 14명은 평화개혁연대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반면 11명은 바른정당 연대·통합에 찬성, 10명은 유보 입장을 나타냈다.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 격화되며 분당 위기까지 거론되자, 김태일 제2창당위원장은 이날 긴급 원탁토론회를 갖고 잠정협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명분, 공감, 지지가 생략된 채 여론조사표 한장 달랑 갖고 정당 통합하자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또한 바른정당 통합을 꺼내면 적폐세력 옹호자처럼 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면서 “서로 이 문제에 대해서 자기를 돌아보면서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