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올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신세계가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성공하면서 투자자금 마련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부담 우려에도 투자자들은 신세계의 높은 신용도와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투자따른 부채부담에도 수요예측 성공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가 오는 29일 2000억원 규모의 3년만기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이날 실시한 수요예측에 28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와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크레딧시장 관계자는 “연초 우량등급 회사채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신세계는 등급이 우수한데다 대표적인 내수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터라 수요예측에서 무난히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 증축, 하남점 신축 등의 공사대금 지급과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자회사 신세계디에프 유상증자 참여 용도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신세계의 회사채 발행을 두고 크레딧시장에선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룹 차원에서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시내면세점 등 신 유통채널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세계는 지난해 9월 총 투자비 5000억원 규모의 송도 복합쇼핑몰 투자협약 체결에 이어 같은 달 신세계컨소시엄이 부천 복합문화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추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지난해 말에는 자회사 신세계디에프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당장 3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및 초도 운전자금 투입에 나서야 한다.
신세계의 별도기준 차입금은 1조원에 달하는 센트럴시티 지분 인수로 2012년말 1조9000억원까지 불어났다가 이마트와의 투자부담 분담, 보유자산 매각 등으로 작년말 1조4000억원 이하로 줄어든 상황. 그러나 현재 계획된 신규 투자가 진행되면 차입금 증가는 불가피하다.
◇실적개선 및 유동성 확보 기대감은 `긍정적`
신용평가사들도 이 같은 점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정기평가에서 신세계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수년간 과중한 차입금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력사업에서의 성장성 둔화와 이로 인한 이익창출력 저하,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등급을 `AA`로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세계는 이번 회사채 발행에 앞서 본 평가를 의뢰하는 신평사 두 곳 가운데 한 곳을 한기평 대신 한국신용평가로 교체했다. 기존 NICE신용평가가 `AA+`를 부여한 가운데 한신평도 같은 등급으로 평가하면서 유효신용등급이 `AA+`로 한 단계 올라서게 돼 신세계로선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NICE신평과 한신평 모두 신세계의 핵심사업인 유통업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주요 계열사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이라는데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기존 백화점사업의 성장성 회복과 시내면세점 출점 등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하남유니온스퀘어 지분 매각과 삼성생명 일부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 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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