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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휘발유 가격은 이날 1808.33원을 기록했다. 지난주에만 28.3원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들어서도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셈이다.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에 진입한 건 2014년 11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이날 1731.17원으로 전날 대비 5.28원 상승했다.
서민경제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유류세 인하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지만, ‘지금이 적기냐’라는 논란이 만만찮다. 골드만삭스·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앞다퉈 올 연말까지 최대 배럴당 90달러까지 국제유가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지금 유류세 인하 카드를 써버릴 경우 향후 대응 수단 자체가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예상을 깨고 국제유가가 하락할 경우 2018년 유류세 인하 당시 때처럼 세수만 줄였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과 배치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확정, 내달 초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와 유엔 제출 일정을 앞둔 상황이다. 유류세 인하는 사실상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는 셈인 만큼 모순된 행보라는 정치적 비판에 직면할 공산이 있다는 얘기다.
산업계도 울상을 짓긴 마찬가지다.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확대·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 시행으로 막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항공업계 등은 향후 유류비·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이 더뎌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시선은 20·21일 이틀간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에 쏠리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국제유가·국내유가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유류세 인하 방안에 대해선 검토한 바 없다”며 “국감에서 질의가 나오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