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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대표이사까지 나섰다. 윤열현 교보생명 대표는 광화문 고객플라자를 찾아 직접 시현에 나서며 “불필요한 종이 낭비가 없어지겠다. 고객센터 외에도 전사 차원으로 페이퍼리스를 확대하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 “이제 인지산업 딱지 떼자”
종이와 사람으로 구성된 이른바 ‘인지산업(人紙産業)’으로 통하던 보험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시대를 맞아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따른 비대면 업무 확대와 정보기술(IT) 발전 등으로 종이 문서 대신 디지털 전자매체를 통해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페이퍼리스 업무 전환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보험 소비자는 더 이상 두꺼운 보험약관 책자를 보관할 필요도 수십장의 보험계약 증서도 종이로 보관할 필요가 없어졌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대표 비대면 판매방식인 CM(사이버마케팅) 채널의 지난해말 기준 초회보험료는 5조6586억원으로 전년 보다 30.5% 증가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무려 80.5%가 늘었다. CM채널 초회보험료는 △2017년말 3조663억원 △2018년말 3조5639억원 △2019년 4조3356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CM채널의 초회보험료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보험사들이 비대면 영업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사와 소비자 사이에 오고 가는 종이를 전면적으로 없앤 것이 비대면 영업 활동에 속도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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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설계사의 휴대전화나 태블릿으로 고객의 지문을 촬영해 계약체결이 이뤄지는 ‘지문인증 전자서명’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서면 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동의서 분실 리스크를 없앴다.
◇ 환경보호·비용절감 두 토끼 잡기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보험업계 최초로 문서 편철을 모두 폐지하며 지난해 100% 페이퍼리스 업무환경을 구축했다. 보험사들은 모바일 등을 활용해 업무 처리를 했더라도 내부 보관을 위해 관련 실물 서류를 편철해 창고에 모아 두곤했다. 완전한 페이퍼리스는 아니었던 셈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이같은 불필요한 작업을 없애기 위해 소비자가 제출한 서류 모두를 전자화 서식으로 전환해 보관한다.
교보생명은 고객플라자를 중심으로 페이퍼리스 전환에 나섰다. 물론 소비자불편을 줄이기 위해 종이 문서를 원한는 사람에게는 출력본을 해주며 듀얼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고객플라자에서 페이퍼리스를 우선적으로 시도한 뒤 전사에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손보사들의 페이퍼리스 전환도 활발하다. 삼성화재의 경우 전자서명 활용률이 97%를 돌파했다. 전자서명이 후엔 전자문서전달시스템을 통해 즉시 소비자 휴대전화로 청약서 부본과 약관이 전달된다. 소비자는 카카오톡 알림톡이나 문자로 받은 주소에 접속해 바로 전자문서를 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도 소비자에게 전자문서를 통해 모바일로 보험안내문을 보내고 있다. 이용 고객은 64%에 달한다. KB손보는 이를 통해 종이 안내문에 드는 용지 사용량 6300만장을 절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계약 체결 한 건 당 통상적으로 A4용지 130장이 필요한데, 1년으로 환산하면 1억5600장 수준에 달한다”며 “보험사들이 종이서류를 없애는 데에는 디지털ㆍ비대면 추세에 맞춘 것도 있지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 페이퍼리스를 도입하려는 곳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