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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656톤 밀려왔다…“韓 어민 직격탄”

최훈길 기자I 2020.06.11 16:53:43

중국서 유입돼 제주 등 남해 곳곳 퍼져
악취 풍기고 양식장·선박 운항 피해도
온난화, 무더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해양환경공단 비상, 해수부 대책 시급

해양환경공단 청항선 온바르호가 굴삭기로 제주해역에 누렇게 떠있는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악취를 풍기는 해조류인 괭생이모자반이 올해만 중국에서 수백톤 넘게 밀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괭생이모자반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관광 피해뿐 아니라 어업에 지장을 주고 해양안전까지 우려된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더 심각해질 수 있어 해양수산부 등 정부 차원의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양환경공단은 11일 공단 청항선이 올해 제주해역에서 수거한 괭생이모자반이 총 656t에 달한다고 밝혔다. 괭생이모자반은 매년 2~5월에 1~5m까지 성장하는 단년생 해조류다. 중국 저장성은 2011년에 바다숲 조성을 위해 괭생이모자반을 이식했다. 이후 해저에서 대량으로 증식된 괭생이모자반이 조류를 따라 제주 해역 등으로 매년 밀려왔다.

괭생이모자반은 이동 과정에서 누렇게 변색돼 악취를 풍기고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피해를 입히고 있다. 대규모 띠를 이뤄 이동하기 때문에 양식장 그물 등에 붙어 우리 어민들의 어업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운항 중인 선박의 스크루에도 감겨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무더운 날씨에 괭생이모자반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공공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해양환경공단은 지난달 13일부터 제주지사 소속 청항선 온바르호와 온바당호, 여수지사 소속 여청호, 마산지사 소속 푸르미1호 등을 투입했다. 제주항, 서귀포항, 강정항, 성산포항, 한림항, 애월항, 화순항에 드론 등을 통한 해상 순찰도 강화했다.

박승기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은 “괭생이모자반 수거·처리가 시급한 실정”이라며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시급한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관계자는 “괭생이모자반의 발생 빈도는 동중국해 연안의 부영양화, 기후변화, 태풍 등으로 인해 더욱 잦아질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양식어업뿐만 아니라 연근해어업에도 큰 피해를 줄 것이다. 해상 방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괭생이모자반이 유입되고 있어 어민들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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