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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황현규 기자]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시장 공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인력 양성이다. 연세대와 삼성이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 2021학년도부터 운영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29일 학계에 따르면 연세대는 최근 삼성전자와 손잡고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공과대학에 신설한다고 교육부에 신고했다. 현행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산촉법) 8조는 계약학과를 설치할 때 이를 교육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세대는 내년 신입생을 모집한 뒤 2021학년부터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운영하기로 했다.
계약학과는 대학이 기업과 계약을 맺고 설치·운영하는 학과로 채용조건형과 재교육형으로 구분한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경우 대학은 기업 인재상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기업은 학생 학비의 50% 이상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된다.
연세대가 교육부에 신고한 내용에 따르면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졸업 후 삼성전자 취업을 보장하는 채용조건형으로 운영된다. 한 학년 정원은 50명으로 운영하며 별도의 정원 조정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촉법은 계약학과를 정원 외로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생들의 입학금과 수업료는 삼성전자가 지원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운영하려면 산업체는 계약학과 운영 경비의 50%이상 부담해야 한다”며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경우 삼성이 학생 등록금의 100%를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과과정 비중은 △비메모리분야 50% △소재공정 25% △소프트웨어 25%로 알려졌다. 이창하 연세대 기획처장은 “현재 시스템반도체학과의 커리큘럼을 디자인하는 단계이며 추후 삼성과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적 측면에서 봤을 때 비메모리 분야가 추후 유망 산업인 것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며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연세대의 기대감과 삼성의 기대감이 맞아 떨어져 이번 계약학과 설치 합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은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도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 신설을 논의 중이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비슷한 형태의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학과는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하기 때문에 청년 취업난 속에 인기를 얻고 있다. 2006년부터 운영 중인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201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55명 선발에 1387명이 몰려 25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