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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금융공사는 1단계 접수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자격 요건을 주택 가격 6억원으로, 부부합산 소득을 1억원으로 완화해 지난 7일부터 2단계 접수를 시작했다. 하지만 자격 요건 완화 초반 반짝 증가하는가 싶던 신청 추세가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주택 가격 요건을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하며 문턱을 낮췄지만 여전히 현실성이 부족한 조건이 저조한 인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2015년 1차 및 2019년 2차 신청 당시 자격 요건은 모두 9억원 이하 주택이었고 주택 가격이 그 이후 급등했지만 오히려 주택 가격 기준은 더 낮아진 것이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대상에서 빼거나 8월 16일 이후 실행 대출도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수요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 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도 30조원을 편성해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출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전체 금액의 5.2%만 신청하는 데 그쳤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새출발기금의 채무 조정 신청 차주는 1만379명, 채무액은 총 1조558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흥행이 실패한 것은 정부가 지난 9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면서 차주들의 신청 유인이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출발기금 시행 앞 단계에서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가 연장되며 연체율 관리가 이뤄진 것이 새출발기금 수요 부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21%로, 전달 말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0.02%포인트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최승재 의원도 “야심차게 출발한 새출발기금이 생각보다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계가 미진했던 것은 아닌지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용보증기금의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8조5000억원 규모 저금리 대환 보증 프로그램도 실적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9월 30일부터 접수를 시작해 지난 16일까지 한 달 반의 시간이 흘렀지만 16일 기준 접수 건수는 1만2178건, 금액은 409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출이 실제 집행된 건수는 4518건, 금액은 1650억원이다.
저금리 대환 보증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연 7% 이상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연 6.5% 이하(금리 최대 연 5.5%, 보증료 1% 고정)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정책 금융 상품이다. 실적 부진에 대해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금리 급등기 은행 입장에서 연 5.5% 대출로 적극 나서서 대환해 줄 유인이 없다”며 “또 사업자 대출과 개인 대출의 경계가 애매한데 사업자 대출로만 한정을 하다 보니 수요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좀 더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소득이 낮고 신용 위험이 있는 사람들 즉 실질적인 수요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책을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책 설계를 할 때 대상과 범위에 대해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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