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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겜 제외한 카카오 3형제 52주 신저가
17일 카카오 4형제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를 제외한 카카오(035720)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페이(377300) 3개사가 모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는 장이 열리자마자 전거래일보다 9.53% 떨어진 4만650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역시 장 중 각각 8.86%, 10.11% 급락했다.
이들 4개사는 장 중 낙폭을 줄여 2~5%대 하락 마감했다. 카카오는 전거래일보다 5.93% 떨어진 4만8350원에, 카카오뱅크는 5.14% 하락한 1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는 4.16%, 카카오게임즈는 2.22% 내린 3만4600원, 3만74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4일만 해도 나스닥 상승에 따른 게임주 반등 및 자회사 상장철회 등으로 많게는 9%까지 오르며 추가 상승 기대가 나왔지만, 주말 새 불거진 먹통 사태로 추가 반등 기대가 꺾인 모습이다. 지난 15일 카카오 등 데이터 서버 시설이 입주한 SK판교캠퍼스 화재로 카카오톡뿐 아니라 카카오와 연계된 정보기술(IT) 서비스 장애가 하루 이상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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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카카오 순매도에 나섰다. 외인은 717억원을, 기관은 637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이 1344억원 사들였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앞서 ‘매도’ 의견마저 나온 데 이어 화재까지 덮치며 카카오 그룹주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씨티증권은 카카오페이에 대해 “분기별 영업이익 감소가 2023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알리페이에 다른 오버행 리스크가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낮췄다. 목표가도 18만6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79% 하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서도 카카오 그룹주에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DB금융투자 역시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의견을 ‘언더퍼폼’을 냈다.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더라도 카카오 그룹주 주가가 더 내려갈 것으로 보는 증권사들도 다수다. 유진투자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10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38% 하향조정했다. 카카오톡 서비스 오류 사태로 서비스 관련 직접적인 보상 비용이 발생한 데다 475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 브랜드가 무색하게 화재 발생 이후 사고 수습이 미흡했다는 이유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카카오는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도 차질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기존보다 20% 내린 8만원으로 하향했다. 글로벌 동종업계들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포털과 카카오톡 가치 산정을 하향했으며, 자회사 주가 하락에 따른 지분가치 감소분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4분기 실적에도 먹구름…“당분간 반등 어려워”
당분간 카카오 그룹주 주가가 반등하긴 어렵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 정점이 확인되지 않는 등 증시 불안정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큰 손 투자자인 외인과 기관들의 투자금은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2차전지, 반도체 등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실제 이날 전체 시장에서 외인 순매수 규모 1위는 삼성전자(005930)로 1603억원어치를 사들였으며 2위는 SK하이닉스로 1113억원어치를 기록했다. 삼성SDI(006400)와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도 순위권에 들었다. 반면 외인 순매도 1~2위는 각각 카카오와 네이버가 차지했다.
이번 화재로 서비스 중단에 따른 매출액 감소와 사용자 보상으로 카카오를 비롯한 카카오 그룹주 4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워졌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지만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며 “4분기 매출액이 최대 1~2%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이충헌 밸류파인더스 대표 역시 “주말에 발생한 악재가 장중에 반영된 뒤 이후 하락폭을 줄이는 모습이었지만 자체 데이터센터를 내년까지 건설해서 이런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얼마만큼 돌려놓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