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이 되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4.44% 올랐다. 작년(5.97%)에 비해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2010년(4.88%) 이후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올해는 개발사업과 재건축 호재가 많은 제주(20.2%)·부산(10.52%)·서울(8.12%) 등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다. 특히 6억원 초과 주택(8.68%)과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4.63%)의 상승률이 높아 상대적으로 재산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공시가 4.4% 오르면 보유세 부담 6%가량 늘어
27일 이데일리가 KB국민은행 원종훈 세무팀장의 도움으로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아파트 공시지가가 4.4% 오르면 보유세 부담도 대략 4~6%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례로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114㎡짜리 아파트는 공시지가가 지난해 2억9300만원에서 올해 3억600억 7900만원으로 올랐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4.4%)과 같은 비율로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 보유자는 지난해 재산세 55만원을 냈지만 올해는 재산세가 59만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재산세 부담이 일년 새 6.1% 늘어난 셈이다.
서울 강남구 중소형 주택 보유자도 보유세 부담이 커졌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 렉슬’ 전용 60㎡짜리 아파트는 공시지가가 지난해 5억6300만원에서 올해는 5억8800만원으로 4.44% 올랐다. 이 집주인은 지난해 재산세로 133만원을 냈지만 올해는 143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공시가격 상승률보다 보유세 부담 증가율(6.9%)이 더 높은 것이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전용 269㎡)의 경우 올해 내야 할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쳐 3571만원에 이른다. 지난해(3222만원)보다 무려 449만원을 더 내야 하는 것이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작년 40억8000만원에서 올해 44억8800만원으로 10.0% 올랐다.
올해로 12년째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인 이건희 삼성 회장 소유의 서울 서초동 연립주택 ‘트라움하우스5차’(전용면적 273㎡)는 올해 공시가가 4.03%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도 4.85%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5045만원에서 올해 5289만원으로 보유세를 244만원 더 내야 하는 것이다.
◇ 제주도 공시가 20% 올라도 보유세 상승률은 5% 수준
전국 시·도 중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제주도는 보유세 부담 증가가 상승률에 비해서는 그다지 크지 않다. 제주시 제주노형 ‘재형파크빌’ 아파트(전용 83㎡)는 지난해 공시지가가 1억7000만원에서 올해 2억400만원으로 20% 뛰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주인이 내야 할 재산세는 지난해 29만원에서 올해 30만원으로 증가률은 5% 수준이다. 이는 3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재산세 상한선 5% 제한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가 6억원이 넘는다면 재산세 증가율은 3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의 경우 공시가가 3억원 이하는 상한선이 5%, 3억~6억원 사이는 10%, 6억원 초과는 30%다.
충남 천안 ‘불당 풍림아이원’ 아파트(전용 45㎡) 공시지가는 지난해 1억5400만원에서 올해는 1억4600만원으로 5.1%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 보유자는 올해 재산세가 24만원선으로 지난해(27만원)보다 3만원 가량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원종훈 세무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발 호재 지역은 공시지가가 많이 올랐지만 종부세 대상자가 아니라면 피부로 느끼는 세 부담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 같다”며 “공시가격이 많이 올라도 상한선에 걸려 보유세 변동률이 대부분 5~10% 선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