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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현안 산적한데…트럼프, 기자들 불러 백악관 헬기장 자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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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20 11: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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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지지율·이란전 와중에 20분 투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폭 30m 착륙장
시진핑 국빈방문 이틀 전 완공 목표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짓고 있는 헬기 착륙장을 기자들에게 직접 안내하며 과시했다. 산적한 국내외 현안을 뒤로하고 개인적인 관심사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새 헬기 착륙장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새 헬기 착륙장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20분 동안 백악관 공사 자랑에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란 지도부는 미국의 휴전 제의를 일축하며 전쟁을 더 끌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백악관 내 헬기 착륙장은 밤낮없이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직과 전직 관계자들은 잔디를 태울 위험이 있는 차세대 마린원(미 대통령 전용 헬기)을 어떻게 수용할지 수년간 고심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착륙장을 짓는 것으로 답을 냈다고 WP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하순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백악관 방문에 맞추려고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 100피트(약 30m)짜리 착륙장에 들어갈 독수리 머리 모양 화강암 판의 뒷면에 서명하며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조종사들”이라고 말했다. 조종사들이 다른 방법보다 착륙장에 내리는 편이 낫다고 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전직 조종사와 관계자들은 사업의 필요성과 함께, 헬기가 백악관 잔디밭에 내려앉는 수십년간의 상징적 장면이 사라지는 점을 문제 삼아왔다.

이날 가장 흡족해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공사 인부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다른 사업들을 손짓으로 가리켰다. 인근에서 짓고 있는 백악관 무도회장 공사장의 망치질 소리가 잔디밭 너머로 들려왔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고쳐 짓는 일이 즐겁고 앞으로도 계속 짓고 싶다고 밝혀왔다. 이날도 잔디밭 정비 작업을 언급하며 “잔디도 사람처럼 생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잔디를 기증한 업체 스코츠미러클그로에 감사를 표하고 새로 깐 흙을 가리키며 “당신이 잔디라면 아주 행복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백악관 외벽 손질과 국기 게양대 설치, 귀빈 접대 개선 사업도 자신의 성과로 꼽았다.

반면 무도회장 공사를 막으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불만을 드러냈다. 미 연방대법원은 오는 21일부터 공사를 일시 중단하라는 하급심 판단을 받아들일지 심리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건축 평가가 아주 좋다. 아름답다”고 했지만, 상당수 건축가들은 9만제곱피트(약 8360㎡·2530평) 규모 증축이 지나치게 커서 백악관 본관을 압도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사 인부들에게 둘러싸인 채 “이건 우리가 떠난 뒤에도 오래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서명이 아래를 향하도록 놓기로 한 것을 두고 위로 향하게 하자고 농담을 던졌고, 인부들과 백악관 관계자들에게도 함께 서명하라고 권했다.

착륙장 경사를 손보라고 자신이 지시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일주일 반이 더 걸려 미안하지만, 높이를 올린 것은 우리가 한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착륙장은 행사 개최나 외국 정상 영접에도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부들이 다음달 21일까지 공사를 마칠 수 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감을 표했다.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이틀 전이다. 그는 “시 주석 때 맞출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그러면 좋겠지만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급적 새 착륙장에서 시 주석을 맞이하고 싶다는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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