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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대리신청 걸러낸다…정부 지원사업 ‘부당개입’ 전방위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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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26.04.10 14:30:04

정책자금·R&D·보조사업 전반에 동일 IP·유사계획서 검증 도입
평가위원 추첨·횟수 제한 등 심사 구조 개편…브로커 개입 차단
수사의뢰 3건에 첫 포상금 지급…법제화로 처벌·신고체계 강화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정부가 정책자금과 연구개발(R&D) 등 각종 지원사업에 개입하는 불법 브로커를 차단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심사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 사전 차단부터 사후 처벌, 신고 활성화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는 10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TF’ 5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심사체계 개편과 법제화 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경찰청, 금융감독원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 정책금융기관을 비롯해 창업진흥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이 참여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사전 차단’이다. 정부는 동일 인터넷주소(IP)로 접수된 신청을 가려내고 사업계획서의 유사·중복도를 분석하는 검증 시스템을 정책자금, R&D, 보조사업 전반에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일부 정책자금에서 활용 중인 기능을 AI 기반으로 고도화해 전 기관으로 확산하는 방식이다. 대리작성이나 대리신청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심사 과정에서도 개입 여지를 줄인다. 외부 평가위원은 난수 추첨 방식으로 선정하고 연간 심사 참여 횟수를 제한한다. R&D는 평가위원 수를 7인 이상으로 확대하고 1·2차 평가위원을 분리해 특정 인물의 영향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평가위원과의 친분을 앞세운 브로커 영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기업의 신청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병행한다. 정부는 사업계획서 작성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고 R&D 사전기획 지원을 확대해 기업이 외부 브로커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사후 대응도 본격화된다. 정책금융기관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사건 가운데 수사의뢰가 이뤄진 3건에 대해 건당 최대 200만원의 신고포상금을 처음 지급하기로 했다. 기관 명칭을 사칭하거나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사기, 기관 CI 무단사용 등이 주요 사례다. 신고를 유도해 불법 브로커 시장을 위축시키겠다는 취지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한다. 정부는 △부당개입 행위의 정의와 세부 유형을 규정하고 금지·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 △중기부의 조사권과 수사의뢰 권한을 명문화하는 방안 △신고자 보호와 포상체계 운영 근거를 법에 담는 방안을 추진한다. 단순 행정지도를 넘어 실질적 처벌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민간과의 협업도 확대한다. 중기부와 관계기관은 최근 ‘정부 지원사업 제3자 부당개입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온라인 플랫폼 ‘숨고’, ‘크몽’과 함께 불법행위 대응체계 구축과 공동 홍보·캠페인을 추진하기로 했다. 온라인 중개 시장을 통한 브로커 활동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는 조치다.

5차 TF 회의를 주재한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올해 마련한 신고포상금제를 통해 수사의뢰한 3건에 대해 포상금이 지급된다”며 “신고포상금제를 통해 불법브로커 신고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3자 부당개입 문제 해결을 위해 심사체계 개선과 법제화 등 관련 정책을 최대한 빠르게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토하던 정책자금 컨설팅 등록제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컨설팅 등록제의 법적근거를 마련해 브로커를 양지로 끌어올릴 방안을 고려했으나 부작용이 더 크다고 결론내렸다.

박용순 중소기업정책실장은 “컨설팅 등록제가 불법 브로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정책자금이나 모든 지원 사업은 신청자가 직접 작성하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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