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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이 지목한 반노동 시행령·행정지침은 △노조 회계공시 △노조 국고보조금 삭감 △화물 및 건설노동자 탄압 △과도한 집회소음 규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 남용 △정부위원회 노조 배제 등 여섯 가지다.
노조 회계공시는 노조가 회계를 공시해야 조합원에게 세액공제(15%)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로,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 첫 이행과제로 시행했다. 노동계는 기존에도 노동조합법(제26조)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결산 결과를 공표해 왔는데, 비조합원 시민에게까지 공개토록 하는 것은 ‘노조가 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총연맹과 산하 주요 산별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반발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양대노총은 노동조합 자주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노동개악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계공시 의무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을 통해 정부가 강제한 것을 두고는 “정부의 월권적 시행령”이라고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동계가 반발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노조 회계공시 폐지 여부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양대노총은 노조가 배제된 정부위원회에 노조 위원을 다시 넣으라고도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10월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2기 구성을 시작으로 위원회 내 노동계 대표 위원을 배제시켜왔다. 노동계 몫이 배제된 정부위원회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경제교육관리위원회,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상심의위원회 등 18개에 달한다.
사용자 단체는 전국단위 연합이나 협회를 인정하면서 노동자를 대변하는 양대노총 몫을 뺀 것은 노동자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양대노총은 주장했다. 양대노총은 개별 정부위원회 법률에 ‘전국적 규모의 총연합단체인 노동자단체 대표자’ 등의 조항을 넣어야 한다 했다.
22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새롭게 정부가 출범한 이상 내란정권이 일삼았던 위법하고 부당한 시행령과 행정지침 개정을 다시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내란을 넘어 광장시민의 염원으로 탄생한 이재명 정부는 엄중한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시행령과 행정 지침을 바로잡는지 여부는 이재명 정부가 노동을 존중하고 노동자들을 동반자로 여기는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