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현대重, 해군 호위함 수주전 결과 불복…'이의제기' 받아들여질까

김관용 기자I 2023.07.26 18:27:24

울산급 Batch-Ⅲ 5·6번함 사업 한화오션 수주
HD현대중공업, 선도함 건조 앞세워 기술점수 우위
불공정행위 이력 1.8 감점으로 수주전서 패해
디브리핑 이후 이의제기, 결과 뒤집을지 미지수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화오션(042660)(옛 대우조선해양)이 해군 차기 호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데 대해 경쟁업체인 HD현대중공업(329180)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의신청은 차순위 업체가 할 수 있는 절차 중 하나다. 하지만 역대 방위사업에서 허위로 제안서를 작성하는 등 결정적 하자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받아들여진 사례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6일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지난 18일 울산급 배치(Batch)-Ⅲ 5·6번함 건조업체 선정을 위한 제안서 평가결과에 대해 2순위 업체로부터 평가결과에 대한 설명, 즉 디브리핑 요청을 접수하고 24일 디브리핑을 실시했다”면서 “이날 업체의 이의신청에 대해 규정에 따라 대응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울산급 Batch-Ⅲ 호위함 5번함과 6번함 건조 사업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2파전이었다. 제안서 평가 결과 한화오션은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아 총 91.7433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을 0.1422점 차이로 누르고 사업을 따냈다. HD현대중공업은 평가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디브리핑에 이어 이의신청을 한 것이다.

방위사업 제도상, 디브리핑 청취 이후 이의가 있을시 3근무일 내에 이의제기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제기에 대해 방사청은 7근무일 내에 해당 업체에 회신해야 한다. 아직 방사청 내 평가검증위원회 구성 여부 등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울산급 Batch-Ⅲ 1번함 충남함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울산급 Batch-Ⅲ 상세설계와 초도함을 건조한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업 제안서 평가 중 기술점수에서 한화오션에 0.9735점 앞섰다. 또 중소·중견 기업과의 협력 지수 가점에서도 한화오션 보다 0.6843점을 더 받았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의 불공정행위 이력 감점, 즉 ‘보안사고 감점’이 최종 점수에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HD현대중공업은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한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사내에 공유한 회사 관계자 9명이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향후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을 받는다.

HD현대중공업은 유사 함정 건조실적이나 장비 및 시설보유 현황 등 객관적인 지표에서 한화오션에 크게 앞섰지만 결과적으로 평가 점수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역대 함정 사업 대부분이 소수점 단위로 승패가 갈렸었다. 실제로 2016년 울산급 배치-III 기본설계 사업은 0.9567점 차이로 낙찰자가 선정됐고, 2020년 KDDX 기본설계 사업에서도 0.0565점 차 밖에 나지 않았다.

특히 이 KDDX 사업의 경우 2012년 개념설계 제안서 평가 당시 한화오션의 기술점수가 HD현대중공업 보다 20점 가까이 앞서 사업을 수주했지만, 기본설계 사업은 HD현대중공업이 가져갔다.

이에 한화오션은 장비·시설·도구·소프트웨어(SW) 보유 현황 등 설계 준비 여부에 대한 항목에서 경쟁사와 거의 차이가 없었는데, 유사한 항목인 미보유 장비 및 시설 관련 대책 항목에선 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유사함정 설계와 건조 실적이 경쟁사 보다 많은데도 점수는 더 낮게 받았다며 마찬가지로 이의제기를 했었다. 그러나 방사청 평가검증위원회는 평가 결과에 문제가 없다며 한화오션의 이의신청을 기각한바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