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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의약품 규제당국 안비사(ANVISA)는 전날 스푸트니크 V 도입과 자국 내 사용 승인 문제를 검토한 결과 승인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바하 토히스 안비사 국장은 해당 백신의 개발을 위한 모든 임상시험이 실패했고 자료가 없거나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비사의 또 다른 책임자들은 “우리의 주의를 끈 비판적 요소 가운데 하나는 이 백신에 증식이 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가 있다는 점”이라며 유전자 운반을 위해 사용되는 전달체인 아데노바이러스가 스스로 증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지적했다. 아울러 “러시아 백신을 승인한 대부분의 국가가 국제적 권위를 갖고 있지 않다”며 “스푸트니크 V가 유럽과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다고 승인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안비사는 지난 1월에도 스푸트니크 V 백신이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는 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 측은 반발하고 나섰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는 브라질 보건당국의 승인 거부를 두고 “61개국에서 승인을 받은 백신의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미국의 압박에 따른 정치적 의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푸트니크 V는 깨끗하며 스스로 증식할 수 있을 정도로 복제 능력이 뛰어난 아데노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안비사 관계자의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브라질의 계속된 스푸트니크 V 거부는 국제사회의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전했다. 지난 1월 브라질 당국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이 불확실한 임상 결과와 투명하지 않은 데이터 공개로 논란에 휩싸였을 때 “효능에 문제가 없다”며 승인을 강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발간된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연례보고서에서 HHS의 국제 문제 담당 부서(OGA) 외교적 노력에 ‘브라질이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포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사실을 근거로 러시아 측은 꾸준히 ‘미국 개입론’을 제기해왔다.
스푸트니크 V는 인간 감기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벡터)로 이용하는 전달체 방식 백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얀센 백신과 같은 방식이다. 최근 전달체인 아데노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과잉 면역반응을 일으켜 희귀 혈전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