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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상제 맞아도 평당 3561만원” 둔촌주공, 용역결과에 또 ‘진흙탕’

김미영 기자I 2020.06.09 16:44:37

HUG ‘3.3㎡당 2910만원’ 분양가 통보 후 격랑
조합 발주 용역보고서도 논란 불씨
“조합장 해임 후 가을 분양” vs “HUG안 받자”
내달 9일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민간기관 용역보고서만 갖고 분양가상한제, 후분양 등의 사업방식을 택하는 건 위험성이 크다. HUG에서 제시하는 일반분양가 3.3㎡당 2910만원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최찬성 둔촌주공 조합장)

“조합에서 4800만원 주고 발주한 용역보고서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아도 3.3㎡당 3561만원이라는데, 무슨 소리냐. 조합장 해임하고 가을에 분양하자.”(둔촌주공 온라인까페 한 회원)

단군 이래 최대규모라는 서울 강동구의 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이 다시 격랑에 빠졌다. 3.3㎡당 2910만원이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일반분양가 통보금액이 알려진 데 이어 조합에서 발주했던 용역보고서 결과가 나오면서 분양 시기와 방식을 둘러싼 내홍이 극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조합은 다음달 9일 오후 임시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안건으로 올린다. 지난해 말 총회에서 의결했던 일반분양가 3.3㎡당 3510만원을 HUG 통보대로 2910만원으로 낮추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조합 지도부의 분양가 하향조정 방침에 일부 조합원들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전날 열린 대의원회의에서 이러한 안건이 먼저 올라가자 일부 조합원들이 회의장을 찾아 항의하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발하는 조합원들은 이날 대의원회의에서 먼저 공개된 조합의 한국미래전략연구원 용역보고서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고 선분양할 경우 예상되는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3561만원, 분양가상한제 하에서 80% 공정 이후 후분양할 경우 평균 4000만원 이상으로 예상된다는 결과다. 다만 후분양할 경우 3조원 넘는 공사비 대출의 금융비용 부담이 상당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고 선분양해야 한다는 데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조합 지도부는 “이는 평균치일 뿐,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강동구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 조정된 금액으로 일반분양가가 결정된다”면서 “HUG 규제가격보다도 5~10%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7월 안에 입주자모집공고를 내지 못하면 일반분양가가 더 떨어져 조합원 부담금이 늘어날 것이란 주장이다.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온라인까페를 중심으로 모인 조합원들은 다음달 총회 전 조합장 등 지도부 해임을 먼저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조합원은 “다음달 총회에서 지도부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3.3㎡당 2910만원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며 “그 전에 지도부를 먼저 해임할 총회를 소집하기 위해 해임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를 먼저 끌어내리고 분양가상한제 아래에서 선분양하는 안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측의 격돌이 예고되면서 둔촌주공조합은 한동안 극심한 내부갈등을 겪을 공산이 커졌다. 다른 조합원은 “HUG 분양가를 따르자니 부담금이 늘어 걱정이고 분양가상한제로 가자하니 분양가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걱정”이라며 “사람들은 허구헌날 싸움만 하니 재건축 아파트를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한숨 쉬었다.

재건축공사가 진행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터(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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