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 5G 주도권 다툼 치열..감정 대립까지

김현아 기자I 2017.12.21 17:27:50

SK텔레콤 "우리가 한 게 5G 국제표준 기반 시연"
KT "평창 5G 노하우로 국제표준화 기여..한 수 위"
비즈니스 모델도 없으면서..관로 다툼까지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텔레콤과 KT 사이에 5G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인 ‘3GPP’의 국제 표준화 논의에서 자사가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자랑할 뿐 아니라, 앞다퉈 세계 최초로 5G를 구현(시연·망 구축)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5G 국제표준화는 2019년이 돼야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SK텔레콤과 KT 간 경쟁이 지나쳐 혼란만 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SK텔레콤 “우리가 한 게 5G 국제표준 기반 시연”

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박정호)은 21일 새벽 에릭슨, 퀄컴과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본사에서 3GPP의 5G 국제 표준 기반으로 데이터 통신 시연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새벽 3GPP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총회를 열고 NSA(Non-Standalone) 기반 5G 주요 표준을 승인했는데, 이에 기반해 시연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8일 3GPP 회원사들에게 먼저 공개된 표준에 기반해 기술 개발을 해왔으며, 표준 확정과 동시에 기지국, 단말 등을 빠르게 업그레이드해 가장 먼저 시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5G 시연은 사업자별 독자 규격을 기반으로 이뤄졌다”며 “하지만 우리는 5G 국제 표준 기반 시연에 성공해 이 장비를 을지로와 분당에 들여와 상용화에서 앞장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KT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구축한 5G 시범망은 ‘평창규격’에 기반했을 뿐 국제표준과 맞지 않아 올림픽 이후 상당 부분을 걷어내거나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이란 입장이다.

SK텔레콤과 에릭슨 연구원들이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본사에서 5G 표준 규격 기반 기지국, 단말 등을 활용해 ▲5G 초고속 데이터 통신 ▲반응속도 0.001초 이내 초저지연 데이터 전송 등 핵심 기술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 제공
◇KT “평창 5G 노하우로 국제 표준화 기여..우리가 한 수 위”

하지만 KT(회장 황창규)는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통신망사업자로서 △인천공항/판교/광화문 △강남대로 △평창 △강릉 △보광/진부에 5G 시범서비스를 위한 통신망을 구축한 일이 5G 국제표준화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KT는 이번에 3GPP가 승인한 NSA(Non-Standalone)기반 5G표준 역시, 표준 제정 시기가 앞당겨진 일이나 내용 측면에서 KT의 공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5G NSA에는 KT가 그간 삼성, 퀄컴, 노키아, 에릭슨 등과 협력해 ‘평창 5G SIG’ 규격을 제정하고 테스트를 진행한 KT의 5G 노하우가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또 “그간 ‘평창 5G SIG’ 규격에서 세계 최초로 NSA 네트워크 구조를 제시해 이를 기반으로 3GPP 5G 구조 표준 제정에 기여해왔다”며 “100여건의 단독 기술 기고서, 수백 개의 공동 기고서 제출을 통해 3GPP 5G 표준화에 적극 참여했다”고 부연했다.

KT는 SK텔레콤이 자사보다 한 수 아래라는 입장이다. 5G 공통규격, 칩셋, 시스템, 서비스를 확보한 국내 유일의 사업자는 KT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리스본 3GPP 총회장에서 참석자들이 5G NSA 표준 개발 완료 선언을 축하하고 있다. KT제공
◇비즈니스모델도 없으면서…관로 다툼까지

5G와 관련 SK텔레콤은 ‘국제표준 기반 상용화’에, KT는 ‘평창 시범서비스 성공을 통한 국제표준 주도’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양사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의 중재에도 올림픽통신망 관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확정되지도 않은 5G 표준을 두고 서로 기술 우위를 입씨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G의 킬러 서비스로 자율주행차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이 언급되나 실제로 어떤 서비스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 사업모델은 어떻게 될지 예측이 힘든 상황”이라면서 “5G 주도권 확보라는 이유로 양사가 지나친 감정 다툼을 벌이는 것은 국익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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