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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 알 수 없는 英총선…브렉시트 ‘갈림길’

김형욱 기자I 2017.06.08 16:37:53
보수당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총선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버밍엄에서 유세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보수당 테리사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냐, 제레미 코빈 노동당 당수의 소프트 브렉시트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방향성을 결정할 영국 총선이 8일(현지시간) 치러진다. 메이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의회내 과반 의석을 확보해 내부 결속을 다진 후 최대한 빨리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완전히 탈퇴하려 한다. 코빈은 경제적 약영향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단일시장에서는 잔류하는 형태로 EU와 협상할 계획이다. 결과는 투표가 끝난 9일 새벽 2~5시께(한국시간 오전 10시~오후 3시) 나온다.

투표 직전까지 여론조사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조사 기관마다 1~10%포인트 격차가 난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콤레스가 인디펜던트 의뢰로 조사한 전날 설문조사에선 보수당 44%, 노동당 34%를 기록했다. 제3당인 자유민주당은 9%였다. 여전히 10%포인트 격차는 있지만 그 차이는 계속 줄고 있다. 더욱이 같은 날 로이터와 서베이션 조사에선 보수당 41.3% 노동당 40.4%로 0.9%포인트 차이로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세 달 동안 세 차례 이어진 테러가 메이 총리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메이 총리는 지난 4월 하드 브렉시트 강행을 위해 2020년으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기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브렉시트에 대한 당시 여론은 메이 총리에 유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잇따른 테러로 안보 문제가 급부상하며 메이 총리의 점수를 깎아먹기 시작했다. 유세는 그 때마다 중단됐고 브렉시트의 방향성이라는 이번 총선의 의미는 희석됐다. 조기 총선이란 메이의 승부수가 자충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하드 브렉시트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런던 퀸메리 대학 팀 베일 교수는 “이기더라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메이 총리가 다음 총선까지 보수당을 이끌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메이 총리도 마지막까지 분위기 전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는 마지막 유세에서 “이번 총선은 누가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가장 강력하게 안정감 있게 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권자의 눈을 테러 정국에서 브렉시트로 되돌리려는 노력이다. 이에 맞서는 코빈은 메이 정권이 예산을 이유로 테러에 대비해야 할 경찰 인원을 감축했다며 현 정권의 약점을 비판했다.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총선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북 런던 이슬링턴에서 유세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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