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일본 도시바(東芝)가 분사후 매각하는 메모리반도체사업 인수후보가 소수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투자펀드(PEF)인 실버레이크매니지먼트와 손잡은 미국 대형 반도체업체 브로드컴과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과 한국의 SK하이닉스(000660)가 유력한 후보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10곳의 후보들 가운데 이들 세 곳 정도가 인수 가능성이 큰 후보로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현지 언론들은 폭스콘과 실버레이크-브로드컴이 가장 높은 약 2조엔(약 25조원)에 이르는 인수금액을 써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 소식통은 브로드컴과 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도시바 반도체 기술의 전략적 가치 때문에 폭스콘이나 SK하이닉스에 팔리는 것은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아울러 도시바는 예비입찰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은 일본 업체들을 상대로 2차 입찰에 참여토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2차 입찰은 다음달쯤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도시바 지분 일부를 가지고 있던 일본 헤지펀드업체인 이페시모캐피탈매니지먼트는 이날 도시바 지분을 9.8%까지 추가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이 회사는 단일 주주로는 도시바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향후 매각입찰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대만반도체제조유한공사)는 도시바 메모리반도체사업 입찰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현지 신문 디지타임스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소식통은 TSMC가 미국 기업들보다 도시바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파운드리업체인 TSMC가 메모리 사업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