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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감자시스트선충과 감자흰시스트선충이다. 몸길이가 1㎜도 안 되는 이 벌레는 사람에게는 해가 없지만, 감자 뿌리에 기생해 영양분 흡수를 막아 생육을 망친다. 건조와 저온에도 강해 흙 속에서 15년 넘게 살아남기도 해 뿌리 뽑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 때문에 미국산 생감자 수입은 지금도 금지돼 있다. 다만 시스트선충은 뜨거운 기름에 튀기면 죽기 때문에, 2006년부터 ‘감자칩 가공용’ 생감자에 한해 완전히 밀폐한 상태로 공장까지 직접 옮겨 조리한다는 조건을 달고 수입이 허용됐다. 미국은 2020년 슈퍼마켓이나 외식업체가 쓸 생감자까지 열어달라고 일본에 요청해 왔다.
우려가 큰 것은 홋카이도 때문이다. 홋카이도는 일본 감자 생산의 약 70%, 씨감자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산 감자에 붙은 병해충이 유통 과정에서 퍼져 씨감자에 옮으면 피해가 오래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15년 홋카이도 아바시리시에서 병해충이 확인된 뒤 10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지역은 감자를 심지 못하고 있다.
홋카이도 농가와 농협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달 농민단체 간부들이 농림수산성을 찾아 반대 요청서를 냈고, 9000건에 가까운 반대 서명도 제출됐다.
요청 주체가 미국이라는 점 때문에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감자 시장 개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국회에서는 미국의 압박으로 절차가 단숨에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스즈키 노리카즈 농림수산상은 병해충 침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신중히 대응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개방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정작 가격 경쟁력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의 감자 소매 가격은 1파운드당 0.94달러로, 100g당 약 33엔(약 288원)이다. 일본에선 지난달 초 기준 100g당 53엔(약 462원)이었다.
다만 미국도 비료값 상승으로 가격이 오르는 추세인 데다, 일본까지 운송비와 엔저 부담이 얹힌다. 농림수산성 간부는 업무용으로는 미국산을 쓸 수 있겠지만 슈퍼마켓 매대를 빼앗을 만큼의 가격 차이는 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반대에 나선 농민단체 간부도 홋카이도산의 브랜드 힘이 강해 경쟁이 붙어도 국산 가격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농가가 개방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병해충 유입 위험이라는 뜻으로, 그만큼 우려의 뿌리가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아사히는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