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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회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유감을 표명한 검찰은 이 대표 불구속 기소를 검토하고, 또 다른 비리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성남시에 4895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133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에게 특경법위반(배임), 특가법위반(뇌물) 등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 한동훈 “죄질과 범죄 규모 면에서 구속될 중대 범죄”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이날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15분에 걸쳐 이 대표 구속의 필요성을 집중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사실을 구체적으로 짚은 다음 “죄질과 범행 규모 면에서 단 한 건만으로도 구속될만한 중대범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유력 정치인이기 때문에 도망갈 염려가 없다’는 야권의 반발에 대해선 “그 주장대로면, 이 나라에서 사회적 유력자는 그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아야 하고, 전직 대통령, 대기업 회장들은 왜 구속돼 재판받았는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번 체포동의안은 이 대표도 다른 국민과 똑같이 법원의 심사를 받게 해달라는 요청에 불과하고 오직 ‘성남시장 이재명’의 범죄혐의만 있을 뿐”이라며 ‘야당 대표 탄압’ 논란을 일축했다.
이어진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재석 의원 과반수의 찬성표를 받아내지는 못했다. 여야 의원 297명의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139명, 반대 138명으로 부결됐다. 무효는 11명, 기권은 9명이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법원은 수일 내 구속영장을 자동 기각 처리할 예정이다.
이에 검찰은 즉각 입장문을 내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에 비추어 구속 사유가 충분한데도 구속영장 심문 절차가 아예 진행될 수도 없게 된 데 유감”이라며 “사안의 진상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본건에 대한 보강수사와 함께 현안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마치는대로 이 대표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성남FC 의혹은 이미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다다른데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접 “인적·물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며 유죄 입증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장동 수사팀은 이 대표를 2차례 소환했지만, 이 대표가 사실상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추가 소환조사는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동일한 사유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것은 ‘검찰권 남용’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불러올 수 있어 고려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 대장동 수사 일단락 나지만…백현동·쌍방울 ‘후속타’ 예의주시
법조계는 검찰이 이 대표의 또 다른 핵심 의혹인 ‘백현동 개발 비리’, ‘쌍방울 유착’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어느정도 혐의가 소명되면 추가 소환조사 및 구속영장 재청구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이 대표는 백현동 부지를 특혜성 용도 변경해 특정 업체에 3000억원대의 부당 이익을 안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로비 정황을 파헤치기 위해 성남시청 등 40여 곳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서는 해당 의혹이 대장동 의혹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아울러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과 유착해 거액의 변호사비와 대북 송금 비용을 쌍방울이 대신 납부하도록 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검찰에 신병이 넘어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그의 최측근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역시 만만치 않은 파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검찰과 법무부가 이 대표 의혹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를 내세우고, 증거 인멸 우려에 따른 구속의 필요성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 소환 및 구속영장 재청구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구속영장 청구 기준은 특정인에게 별도의 기준이 있을 수 없다. 매우 중대한 지역 토착 비리이기 때문에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는 불가피했다”고 말했고, 영장 청구서는 “징역 11년을 훨씬 웃도는 형이 선고될 것이 명백하다. 수사·재판 절차 지연을 초래하고 추가적 증거 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