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 민우혁(40)은 요즘 뮤지컬 ‘영웅’ 공연 전 이같이 기도하고 있다. 작품의 실제 주인공인 안중근 의사에게 하는 기도다. 민우혁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연 전 스스로 기도를 한 적은 없었는데, ‘영웅’을 하면서 처음으로 매회 기도하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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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민우혁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신인 시절인 ‘영웅’(2014~2015년 )을 본 뒤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올려둔 작품이어서다. 2017년엔 KBS2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영웅’의 대표 넘버인 ‘장부가’를 편곡해 부른 이유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공연으로 제작사 에이콤과도 연이 닿았지만, ‘영웅’에 출연하기까지는 5년이 더 걸렸다. 작품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2015년)의 혁명군 리더 앙졸라 역을 연기하면서 인간의 의지와 신념이 이렇게 강하다는 사실에 심장이 절로 뜨거웠었어요. 우스갯소리로 전생에 혁명군이나 독립군이 아니었을까 이야기를 할 정도였죠. 이후 시대극인 뮤지컬 ‘광주’ ‘모래시계’ 등을 만났고, 그 덕분에 ‘영웅’까지 함께 하게 된 것 같아요.”
민우혁은 정성화, 양준모와 함께 안중근 역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신인 시절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처음 만난 선배들이다. 민우혁은 “선배들이 진심으로 응원해주셔서 힘이 많이 됐다”며 “저 역시 선배들의 장점을 잘 받아서 저만의 것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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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올해는 특별하다. 뮤지컬배우 데뷔 1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 지난 10년에 대한 소회에 대해 “두 번의 실패 덕분에 뮤지컬배우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사실 그는 뮤지컬배우 데뷔 전 야구 선수와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전의 경험은 제 인생에서 두 번의 실패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실패들은 뮤지컬을 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뮤지컬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공연인데 야구 덕분에 체력이 좋아졌어요. 또 가수가 되기 위해 받은 훈련은 뮤지컬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지금은 ‘뮤지컬 배우 민우혁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한때는 관심을 받기 위해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배우의 존재 의미를 깨달았다. ‘레미제라블’ 공연 중 자신의 연기에 삶의 의지를 찾았다는 관객 이야기를 들은 뒤 부터다. 이후 뮤지컬배우로 더 단단해져 마침내 ‘영웅’이라는 버킷리스트를 지우게 됐다는 것이다. 민우혁은 “뮤지컬은 의사도 못고치는 병을 고칠 힘이 있다”면서 “관객 마음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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