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다단한 택시비…서비스 증대는 미지수
국토부는 지난 4일 심야 시간대(오후 10시~오전 3시) 수도권 택시 호출료를 현행 최대 3000원에서 카카오T택시 등 중개택시는 최대 4000원, 카카오T블루 등 가맹택시는 최대 5000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올 연말부터 내년 2월까지 심야 할증요금과 기본요금을 인상해 택시대란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는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내년 2월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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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도가 정착하기까지 혼선은 불가피하다. 그간 단일하게 적용된 기본요금이 달라지고 할증률이 시간에 따라 바뀌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맹택시의 경우 시간대에 따라 기본요금이 6800원부터 1만1700원까지 8가지 경우의 수가 된다.
자영업자인 40대 남성 A씨는 “물가상승분에 따른 택시비 상승은 어느 정도 필요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심야 택시는 음주 후 탑승하는 일이 잦은데 복잡한 요금 체계로 승객과 기사 간 요금을 두고 다툼이 잦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모빌리티 혁신에 두 손 든 정부
국토부는 타다·우버와 같은 과거 모델을 활성화하는 한편, 새로운 플랫폼 운송 서비스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는 허가하겠다는 대책도 내놨다. 그간 정부의 규제 속에 시장에서 퇴출돼야 했던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다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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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역시 지난 2013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해석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벌이다 2년 만인 2015년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다만 우버는 SK와 함께 2021년 10월 ‘우티’(UT) 서비스를 재시작했다.
정부가 택시 산업 보호를 이유로 모빌리티 시장의 혁신을 막아섰지만 우버의 한국 진출 10년이 되지 않아 택시 대란이 일어나면서 결국 모빌리티 스타트업에 도움을 요청하는 모양새가 됐다.
◇모빌리티 시장 경쟁 가열
정부의 입장 선회로 택시 호출 시장 경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주에 맞서 우버-SK가 합세한 우티, 토스-쏘카의 연합인 ‘타다’의 3파전으로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빅데이터 전문 기업 TDI가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으로 올해 1~7월 국내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기기수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T 앱 설치기기수는 약 1911만2000건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우티(88만6000건), 타다(37만8000건)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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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이 추후 시장 확대의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기여금 등 모빌리티 스타트업에는 여전히 규제안이 도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심야 택시 대란이라는 급한 불 끄기에 주력하느라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안정적 시장 진입에는 구체적인 당근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라며 “과거 업계를 옥죄던 규제가 있었던 만큼 보다 확실한 혁신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