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바이오뱅크힐링 대표이사는 1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지금까지 40건 정도를 실시했고 성공률은 70~90%이며 완치율은 90% 이상”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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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T는 항생제 후유증·부작용 등으로 장내세균 조성기능이 파괴되거나 대장염·중증 설사 등 환자의 대장에 건강한 사람 대변 속 장내세균을 이식해 장내세균 조성 및 분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정상인 대변과 생리식염수를 섞어 정제하는 전처리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친 액체를 대장내시경을 통해 환자의 대장 안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이기도 한 이 대표는 장 속에 존재하는 약 100조개의 미생물 잠재력에 주목하고 지난 2016년 10월 ‘헬스케어 혁신파크’에 입주·창업했다. 이 대표는 “건강한 상태에서는 장내 미생물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장내 미생물을 지구 생명력 근원인 ‘브라질 아마존’에 비유했다.
이 대표는 30년 넘게 의사로 근무하면서 장 질환부터 당뇨·비만, 동맥경화, 발육상태, 치매·자폐·우울증 등 정신질환까지 다양한 질병이 장내 미생물 교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의사 생활 초창기였던 30여년 전만해도 크론병·궤양성 대장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희귀질환이었으나 현재 7만명 가량이 앓고 있는 질병으로 유병환자 수가 급증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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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같은 병원 김상윤 신경과 교수에게 동업하자고 손을 내민 배경 역시 장내 미생물이 소화기는 물론 신경전달 물질에도 관여한다는 판단에서다. 바이오뱅크힐링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유익균들을 뽑아내 냉동·보관했다가 필요한 환자에게 투여하거나 향후 신약·신물질 개발에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생물 밖으로 나온 ‘나노 소포(EV)’ 가운데 염증 반응을 줄이는데다 암세포를 억제하는 약리 작용 효과가 의학적으로 입증된 균주를 찾아 특허 등록했다”며 “팁스(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 출원 또한 3건에 이른다. EV는 장내 미생물이 분비하는 유전물질·단백질·대사산물을 함유한 소포체로 신체에 흡수·전달돼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감염성 장 질환(CDI)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 2조2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기간 과민성 장 질환(IBD) 시장은 26조7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자·존슨앤존슨·로슈 등 다국적 제약사가 미생물 특성을 이용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바이오회사에 투자하는 이유다. 미국·유럽에서는 건강인 대변을 냉동·건조시켜 캡슐에 담아 복용하는 간편한 의료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바이오뱅크힐링도 해당 서비스 출시를 대비하고 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가 허가를 내줘야 하는 단계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