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0일 전선 및 케이블 제조업체 혜성씨앤씨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공고했다. 지난 2001년 설립된 혜성씨앤씨는 KT(030200)를 비롯해 방위사업청, LS전선, 대한전선 등에 통신 케이블 및 전선을 납품하고 있는 중견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송영빈 대표가 회사 지분 19.98%를 차지해 최대주주로 자리해 있다.
회사 매출액은 지난 2010년 200억원을 돌파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매출액 3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7년에는 매출액이 374억원까지 늘어났다. 회사는 국내 주요 기업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해 호주, 멕시코 등 23개국에 수출을 진행하며 지난해 정부가 지정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에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원가 상승 및 과도한 차입금 부담으로 적자로 돌아서면서 회사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매출액은 346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2017년에는 7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데 반해 지난해에는 20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67억원이던 단기차입금 역시 76억원까지 늘어났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산업은행으로부터 공여 받았던 차입금 11억원을 갚지 못했고 신용보증기금에 상환해야 할 회사채 14억8000만원과 관련한 자금 역시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회사는 지난 3월 28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주요 거래처와 납품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회생을 신청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혜성씨앤씨는 과도한 차입 경영과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경영 상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주요 거래처와의 거래 단절로 납품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회사 경영 상황이 급격히 어려워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회사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은 데다 5G로 통신 케이블 관련 수요가 증가한 만큼 회생에 성공하면 반등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통신·전선 케이블 관련 업체에 투자한 한 경험이 있는 업계 관계자는 “최근 케이블 원료인 구리 가격이 상승해 상품 단가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5G 공급으로 세계적으로 통신 케이블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회생을 통해 단기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