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1,2조 근무자들이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이번 주말부터 휴일 특근도 중단하고 14일에도 마찬가지로 4시간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측에 따르면 노조가 예정대로 이틀간의 부분파업이 진행될 경우 총 3600여대, 800억원 규모의 생산차질이 추정된다.
현대차는 2012년 이후 매년 파업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년만의 전면파업을 벌이는 등 24일간 파업의 결과로 3조1000여억원의 생산차질을 빚기도 했다. 지난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3조104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동안 번 돈을 파업으로 버린 셈이다. 협력업체 피해도 1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는 더 심각하다. 사드 보복에 따른 수출감소로 현대차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1조원 아래(9136억원)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노조는 올해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완전한 주간연속 2교대제(8시간+8시간 근무) 시행, 정년 연장(현 60세에서 연금 지급 시기까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가 하반기 판매 회복의 전략차종으로 내세운 신차 코나는 계속 노조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코나는 누적 계약 대수 1만여대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일부 공정 외주화에 따른 근로자 전환배치 등을 두고 노조와 갈등이 있어 양산이 7월 둘째주에서야 시작됐다. 이번에 또 파업으로 생산 중단되면 국내는 물론 유럽 수출물량까지 생산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현대차 노조는 이틀간의 부분파업 후 1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파업 수위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파업에 대해 노조는 “쟁의권 확보 이후 파국을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사측의 교섭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며 “회사가 상반기 경영실적 급락과 대내외 환경 등의 어려운 여건을 강조하면서 노조의 일방적인 양보만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은 “어려운 경영상황을 외면한 파업은 매우 유감”이라며 “파업을 자제하고 교섭에 집중해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기아자동차 노조는 파업을 유보하고 오는 21일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통상임금 1심 선고가 당초 17일에서 한차례 연기된 가운데 현대차의 파업 진행상황을 보며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조는 통상적으로 현대차 노조와 행동을 같이 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파업 강행이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휴가 전 임금협상을 타결한 쌍용차를 제외하고 완성차 업계 전체적으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 협상을 타결했던 르노삼성도 올해 파업절차를 밟기로 했다. 실적이 좋아지자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커져 사측과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8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행위를 위한 ‘임단협 교섭 조정중지’를 신청했으며, 11일 노조원 파업 찬반투료를 진행할 방침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15만원 인상 및 격려금 400만원+200%(타결 즉시 지급) 등을 요청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17일 1, 2조로 나눠 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지난달 24일 사측과 18차 교섭을 끝으로 무기한 정회를 선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