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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현재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는 출판사 별로 일관되게 우리 역사를 부정하는 반(反)대한민국 사관으로 쓰여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사 국정교과서는 독일의 경우 나치시대, 일본의 경우 군국주의시대, 우리나라의 경우 유신 시대 때만 했던 제도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여의도 정가가 갑자기 ‘이념 논쟁의 장’이 되고 있다. 여권 차원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새누리당이 앞장서 여론전을 펼치고, 이에 새정치연합이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여기에 이념편향적 발언으로 논란인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문제까지 맞물려 정국은 더 얼어붙고 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둔 지지세 결집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큰 선거를 목전에 두고 벌어지는 여야의 이념대결 구도가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김무성 “反대한민국 교과서” 문재인 “친일 독재 정당화”
7일 오전 8시 새누리당의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역사교과서의 성토 무대였다. 김 대표를 필두로 다수의 중진 의원들이 거들고 나섰다. 김 대표는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해 학생들에게 민중혁명을 가르치려는 의도” “산업화의 성공을 자본가의 착취로 가르쳐서 기업가 정신이 거세된 학생들을 만들어” “배울수록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모든 문제를 사회 탓 국가 탓만 하는 시민으로 만들어” 등의 거친 발언들을 쏟아냈다.
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장인 김을동 최고위원도 “다양한 역사관이라는 미명 하에 방치된 편향된 역사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인제 최고위원 역시 “우리 젊은이들에게 위대한 나라를 만드는 역사관과 가치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고, 이정현 최고위원도 “역사교과서는 국민 모두를 위한 거다. 마치 소수의 몇몇 편향된 집필진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당내 계파갈등도 멈춰세웠다. 김 대표와 친박계(친박근혜계)는 전날까지만 해도 공천룰을 두고 으르렁댔는데, 이날은 ‘휴전 모드’였다.
비슷한 시각, 새정치연합도 이념 싸움에 뛰어들었다. 고영주 이사장의 이념편향성 논란에 대한 긴급 의원총회에서다. 고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고 이사장은 반드시 사퇴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곧바로 이어진 새정치연합의 최고위원회의. 역시 이념이 주된 화두였다. 문 대표는 여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두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왜곡을 넘어 이제는 친일 독재의 후손들이 친일과 독재를 정당화하려고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감추고 미화한다고 역사는 달라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일본정부는 과거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여권의 방침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닮은꼴”이라고 했다.
‘지지세 결집’ 내년 총선과도 직결…역대 선거마다 반복
여야의 이런 움직임은 내년 총선과도 관련이 있다. 이념을 고리로 지지층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관측이다. 19대국회 이후 각종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 때마다 ‘종북(從北)’ 같은 이념논쟁이 발생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2012년 총선 때도 야권연대가 논쟁의 불씨가 됐다.
특히 여권은 최근 계파간 다툼 대신 이념 논쟁을 정가의 주요 이슈로 부각시키는 효과도 있어 보인다. 야당은 “새누리당내 갈등을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로 가리고 물타기 하려는 아주 사악한 속셈”(전병헌 최고위원)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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