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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푼다더니”…답보하는 대형마트 규제완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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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애 기자I 2026.09.01 11: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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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상임위 상정에도 실질 언급 한마디 없어…법안소위 일정도 미정
여야 모두 규제완화 법안 냈지만 소상공인 반발에 속도 더뎌
정부, 대형유통·소상공인 의견 수렴…상생안 조율 ‘진행형’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의가 연초 여야를 비롯한 당정청의 추진 의지로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관련 법안들이 국회 상임위에 나란히 상정됐지만 별다른 논의 없이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겨진 뒤 현재까지 실질적인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후반기 국회 원 구성 지연에 대형 유통업계와 소상공인·전통시장 간 이해관계까지 맞물리면서 논의가 복잡해진 모습이다. 특히 소상공인 반발이 이어지면서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상생안 조율에 시간이 걸리면서 규제 완화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전체회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지난 5월 19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4건이 상정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로 회부됐지만, 이날 회의에서 대형마트 규제 완화와 관련한 논의는 단 한마디도 오가지 않았다. 이후 현재까지 관련 법안을 다룰 법안소위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4건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가운데 대형마트 영업규제 완화를 직접 담은 법안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이다. 두 의원안은 완화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김동아 의원안은 기존 오프라인 영업규제는 유지하되 온라인 배송만 예외로 둬 영업제한시간과 의무휴업일에도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성원 의원안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의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는 등 규제 완화 범위를 오프라인까지 넓혔다.

범위는 다르지만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환경에서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영업규제를 손질해 이커머스와의 규제 형평성을 높이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방향은 같다. 향후 법안 심사가 본격화하면 유사 법안을 병합 심사해 위원회 대안으로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연초만 해도 규제 완화론에 힘이 실렸다. 지난 2월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뀐 유통환경을 고려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집중된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홈플러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2012년 도입된 대형마트 규제를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하지만 개정안은 아직 첫 실질 심사 단계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지연으로 법안 심사 일정이 밀린 데다 정기국회를 앞둔 현재까지 관련 법안을 다룰 법안소위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산자중기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산업이 살고 민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법안소위 일정이 잡혀야 여야 간사 간 어떤 법안을 논의할지 협의할 수 있는데 아직 정기국회 소위 일정 자체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 일정만으로 논의 지연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단체들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이 골목상권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면서 여당도 상생책 마련을 전제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정부도 이해관계 조율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대형 유통업계,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유통·소상공인 측 의견을 각각 수렴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제안한 의견을 정부 내에서 공유했고 산업부가 대형 유통업계 측의 검토 의견을 받아보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 정해진 방향은 없지만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만큼 조만간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생 조건을 둘러싼 간극도 작지 않다. 전국상인연합회는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할 경우 심야시간 1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소량의 신선식품 수요까지 대형마트 새벽배송으로 넘어가면 골목상권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이커머스가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대형마트에만 품목·가격 제한을 추가하는 것은 규제 불균형을 또 다른 형태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새벽배송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수요가 전통시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한 것이 현실”이라며 “상생 방안은 필요하지만 특정 유통채널에만 영업시간이나 판매 품목을 제한하는 방식이 현재 소비 행태와 맞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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