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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없는 경찰서로 부르나”…자진출석한 전장연, 조사거부

황병서 기자I 2022.07.14 17:38:16

박경석 대표 등 혜화서 자진출석
집시법 위반·교통방해·재물손괴 등 혐의
10여분 만에 나와 “엘리베이터 설치하면 조사 응할 것”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14일 이른바 ‘출근길 지하철 시위’ 과정의 불법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혜화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서 안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곤 경찰 조사를 사실상 거부했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은 건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는 이유에서다.

박경석 상임대표 등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 혜화경찰서로 자진 출석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전장연은 이날 오후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지구 끝까지 찾아오지 않아도 됩니다. 전장연 활동가 자진출석’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회견에서 “(본인을 포함해) 4명의 활동가가 자진 출두해서 조사받을 것”이라며 “2021년도부터 2022년 6월까지 36건의 사건에 대해 28명의 활동가들이 경찰에 출두 요구서를 받았고, 조사받을 예정임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활동가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어 박 대표를 포함한 4명의 활동가는 혜화경찰서에 자진출석했지만 입장문만 전달하고 10여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박 대표는 “조사는 받겠지만 긴급하게 혜화서 건물에 대해 변호사에게 질의를 했고, 법률적 판단에 대한 근거들을 가져왔다”며 “혜화서는 공공기관으로 장애인 등 편의법 및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하는데 조사해보니까 없다. 경찰서 내 엘리베이터 미설치는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혜화서장은 장애인을 차별하는 범법자이자 차별행위자이고 혜화서에 대해 관리책임이 있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우리에겐 법을 위반한 범법자”라고 했다.

한편 전장연은 다음주엔 용산경찰서에도 자진 출석할 계획이다. 다만 용산경찰서 건물에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으면 설치를 기다렸다가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혜화경찰서를 포함한 서울시내 6개 경찰서에서 저희를 부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때까지 조사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14일 오후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지구 끝까지 찾아오지 않아도 됩니다. 전장연 활동가 자진출석’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황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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