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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비올롱 댕그르’는 1924년 제작된 만 레이의 대표작으로 그의 뮤즈 알리스 프랭을 촬영한 흑백사진이다. 나신으로 앉아 있는 프랭의 뒷모습은 허리에 에프 홀(바이올린에 뚫려있는 f모양의 울림 구멍)이 그려져 있어 바이올린을 연상케 한다. 프랑스 고전주의 화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발팽숑의 목욕하는 여인’(La Baigneuse Valpincon)을 오마주한 작품으로 앵그르가 바이올린 연주를 즐겼다는 사실에 착안해 제목을 붙였다.
미국의 패션 바이어이자 예술 후원가인 로잘린드 제이콥스와 그의 남편이 1964년 만 레이에게서 ‘르 비올롱 댕그르’를 직접 구매했으며 부부의 사후 딸인 페기 제이콥스 베이더가 유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 작품을 경매에 내놨다.
크리스티 경매회사의 다리우스 하임스 국제사진책임자는 “이 사진은 20세기의 가장 상징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다”라며 “낭만적이고 신비로우며 장난스럽기까지 한 작품으로 지난 100년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