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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286940), 신세계아이앤씨, CJ올리브네트웍스 등 유통 계열의 IT서비스 기업들이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에 투자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신세계·CJ 유통 계열 IT서비스 기업 공격적 행보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7월 ‘비전브이알’이라는 이름의 메타버스 회사를 인수한 뒤 최근 사명을 ‘칼리버스’로 바꿨다. 지상 4층, 지하 1층의 규모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전용 스튜디오도 갖췄다. 칼리버스는 독자 개발한 이미지 보정 기술과 실사·가상현실 간 결합을 통해 초고화질의 VR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칼리버스와 함께 실사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테마파크 등 메타버스 콘텐츠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정보통신은 기술 경쟁력이 높아 향후 VR 커머스, 가상 오피스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롯데정보통신은 충전 서비스부터 스마트 교통 인프라, 자율주행 셔틀에 이르는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약 690억원을 들여 전기차 충전기 업체 ‘중앙제어’의 지분 71%를 인수키로 했다. 중앙제어는 지난해 매출 438억원을 기록한 회사로, 전기차 충전 시장 점유율 2위다. 지난 6월에는 세종시에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의 임시 운행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완전 스마트 매장 구현 등 리테일 테크 분야를 키우고 있는 신세계아이앤씨는 주차 관제 시스템 기업인 아마노코리아와 손잡고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마노코리아가 보유한 주차장에 급·완속 충전기를 설치하며, 전기차 충전기 위치와 차량 충전 상태, 요금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앱도 개발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팀도 신설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반 기술 투자, 솔루션 개발 등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교육 서비스 플랫폼(SSG EDU) 사업이나 메타버스 환경에 필수적인 VR 장비 ‘오큘러스’ 유통 등 기존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경우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팩토리(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마케팅, 디지털 치료제 등을 5대 디지털 신사업으로 내걸고 집중하고 있다. 대외 매출 비중을 작년 20% 수준에서 오는 2025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유창일 CJ올리브네트웍스 AI팩토리팀 팀장은 “CJ제일제당을 비롯해 화요 여주 공장, hy(옛 한국야쿠르트), 피코이노베이션 등에 스마트 팩토리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인간’ 내놓은 이스트소프트…알서포트는 가상 오피스 개발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신사업 발굴에 한창이다. 압축 프로그램 ‘알집’으로 잘 알려진 이스트소프트(047560)는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비슷한 다른 기술에 비해 해상도가 높은 반면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는 적은 게 특징이다. AI 아나운서, AI 강사 서비스를 잇따라 내놨다.
회사 측은 버추얼 휴먼 기술이 메타버스에서 활용성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KB자산운용이 출시한 ‘KBSTAR iSelect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되기도 했다.
원격회의 서비스 기업 알서포트(131370)도 이달 실감형 가상공간 서비스 기업 올림플래닛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초 확장현실(XR) 개발 조직을 꾸린 알서포트는 이미 가상 오피스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향후 가상 오피스를 넘어 기업의 사무 운용과 임직원 관리를 위한 모든 것을 가상 환경에서 수행하는 메타버스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확장시킨다는 구상이다.
틸론은 가상 데스크톱(VDI)와 메타버스를 연계해 가상세계에서 실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방식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이 늘면서 현실에서 쓰던 소프트웨어를 가상세계로 불러와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틸론은 지난달 28일 출시한 VDI 솔루션의 최신 버전인 ‘디스테이션 9’을 메타버스에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이런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