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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AZ)는 지난주 유럽연합(EU) 백신 공급을 절반 줄였다. 이에 따라 EU 27개 회원국과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에 공급하는 물량은 130만회분에 그쳤다. 당초 계획했던 260만회분에서 반토막 난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 약속한 것보다는 49% 적은 규모다.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백신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각 주에 얀센백신 공급이 86% 줄어들 것이라 통보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백신 제조시설에서 1500만회분이 폐기처분된 데 따른 것이다.
세계 각국이 백신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갈등을 빚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영국에서도 AZ 백신이 물량 부족 사태를 겪는 가운데 영국에서 제조된 AZ 백신 수십만회가 호주로 배송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AZ 백신 70여만회분이 호주로 배송됐지만 제조처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를 비밀에 부쳤다는 것이다. EU 회원국들이 백신 부족으로 접종에 차질을 겪는 와중 이 같은 일이 벌어지자 EU는 “영국에 백신 수백만회 분을 보냈지만 우리는 그들로부터 받은 것이 없다”며 영국을 비판했다.
전세계 공급량의 25%를 차지하는 AZ 백신이 혈전(피 응고)과 연관성이 있다는 발표가 나오자 대체재를 찾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AZ 백신의 모국인 영국에서는 지난 7일 예상보다 2주 먼저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AZ 백신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다 백신 공급량이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독일도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EU가 러시아 백신 도입에 소극적이자 개별적으로 공급계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한편 파키스탄은 민간 기업에 코로나19 백신 수입을 허용했다가 후폭풍에 직면했다. 지금껏 정부가 주도해 무료접종을 해오다 지난달 민간기업에 코로나19 백신의 수입과 판매를 허용한 이후, 앞다퉈 백신을 맞으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일부 접종소는 사실상 마비됐다. 스푸트니크V 2회분 접종 가격은 1만2000루피(약 8만8000원)로 국제시장 가격의 4배로 뻥튀기됐다. 이는 파키스탄 중산층 소득의 30% 정도로 서민층은 접종에서 소외당해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