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의 누적치로 지수 강세에 따르는 일종의 후행 지표다. 개인들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란 예상에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의미로 해석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 거래일보다 2391억원 증가한 15조538억원으로 집계됐다.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집계를 시작한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 신용거래융자가 전 거래일보다 1499억원 증가한 7조160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코스닥 신용거래융자는 891억원 증가한 7조8935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은 6거래일 연속, 코스닥 신용거래융자는 8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이어갔다.
잔고는 지난 3월 25일 3년여만의 최저치에 해당하는 6조4075억원 이후 꾸준히 늘었는데 시장별로는 현재까지 131.41%, 138.22%씩 늘었다. 이 기간 코스피, 코스닥 지수 역시 현재까지 37.94%, 69.59%씩 올랐다.
같은 기간(3월25일~8월7일) 개인들은 바이오·언택트 관련주에 집중 투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셀트리온(068270)이다. 이 종목은 잔고가 2220억원 증가했다. 이후 SK(034730)(1333억원)가 뒤를 이었고 카카오(035720)(1268억원) 순이었다. 코로나19 치료제 관련주로 분류되는 부광약품(003000)은 1215억원 늘어났다. 또한 SK하이닉스(000660)(941억원), NAVER(035420)(842억원) 순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씨젠(096530)의 잔고가 2639억원 늘어나면서 전체 시장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후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2216억원), 셀트리온제약(068760)(814억원), 제넥신(095700)(696억원) 순이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유동성 확대 정책 속에서 주식 시장은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이 유동성의 힘으로 추가 상승한다면 이제부터는 펀더멘털과 지수의 괴리가 위험 수준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시점에 맞는 전략은 경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신중을 기하는 것”이라며 “지금껏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에 대해서는 서서히 그 차익을 실현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2거래일 연속 증가하며 전 거래일 대비 3447억원 증가한 49조2196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