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화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동굴에서 최고 300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인류의 화석이 발견됐다.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운 동굴이어서 지금까진 몰랐던 인류의 새로운 조상의 것으로 보인다.
60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이 같은 발견을 발표하고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인류 화석 지구’ 인근의 깊은 동굴에서 발견된 무더기 뼈들이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인류의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인류가 살았던 연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형태나 외형을 봤을 때 최소 250만∼300만년 전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화석의 주인공들은 ‘루시’로 알려진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살았던 290만∼380만년 전과 비슷하다. 인간과 비슷한 면과 함께 좀 더 원시적인 유인원 특징이 섞여 있는데 그 혼합도가 기존 학설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화석이 발견된 동굴의 이름을 따 ‘호모 나레디’로 명명했다. 나레디란 남아공 세소토어로 ‘별’이란 뜻이다.
호모 나레디는 침팬지보다 좀더 큰 고릴라 사이즈의 작은 뇌를 갖고 있으며 어깨와 골반은 원시인과 비슷한 크기다. 그러나 이마 등 두개골의 형태, 상대적으로 작은 치아와 긴 다리, 발의 모양 등은 현대 인류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연구팀은 판단했다.
2013년 9월 발견된 이 동굴에서 지금까지 발굴된 화석들은 총 1500조각으로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최소 15명의 시신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인류 화석 중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