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가격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산업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이 수혜업종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그간 철강은 엔화 가치 하락의 최대 피해 업종으로 꼽혀왔다. 엔저를 앞세운 일본산 철강 제품이 국내에 대량 유입되면서 고로(용광로) 철강사들의 불만이 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열연강판은 전년보다 24.4% 증가한 422만2000t(톤)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일본산은 221만7000t으로 전년보다 29.9% 증가했다. 이들은 국내산보다 5~10%가량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되면서 국내 철강 시황의 약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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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향후 일본의 금리 인상 속도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봤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이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중요하다”며 “인상 속도가 빠르면 일본 통화가 강세가 되면서 자동차나 반도체 등 우리 산업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리 인상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보다 일본경제 회복과 일본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이끌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의 수출경합도는 과거 대비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엔화 환율 변동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1년 한국과 일본의 수출경합도는 △석유제품 0.848→0.739 △자동차 및 부품 0.704→0.653 △전기·전자제품 0.704→0.653 △철강·비철금속제품 0.535→0.526 등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그만큼 한국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환율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이 금리를 올리는 것 자체가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며 “일본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근본적으로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살아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일본이 금리 인상을 할 정도로 일본 경제라든지 제조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조업과 국내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는지를 보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