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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통계를 인용해 일본 기업의 올 1분기(1~3월) 미국에 대한 투자액이 작년 동기 대비 40% 급증한 2조5000억엔(약 26조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 대외투자액(5조8980억엔)의 42%를 차지한다.
미쓰비시케미컬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1000억엔(약 1조490억원) 이상 투자해 자동차나 건축자재 등에 사용하는 수지의 원료인 ‘메타크릴산메틸(MMA)’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할 방침이다. 업체는 2025년에 루이지애나주 공장 가동을 시작해 연간 35t 규모의 생산으로 세계 수요의 약 10%를 충당하는 세계 최대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현재 전세계 MMA 시장에서 미쓰비시케미컬 점유율은 40%다.
신에쓰 화학공업도 2023년 말까지 총 1300억엔(1조 3630억원)을 들여 수도관, 전선 피복, 건축자재 등에 사용되는 염화비닐수지 공장을 루이지나에 새로 건설할 예정이다.
일본제철은 유럽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과 공동으로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에 자동차용 강판 및 파이프라인용 강관 소재를 생산하는 전기로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중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투자 규모는 7억75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히타치 제작소는 수도 워싱턴 근교에서 미국 내 3번째 철도차량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고, 자회사인 히타치아스테모는 전기차(EV)용 모터 공장을 켄터키주에 신설할 예정이다.
이처럼 일본 제조업체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잇따라 단행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리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3월 1조9000억원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데 이어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도 밝힌 상태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6.9%로 전망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산 제품 구매를 늘리기 위한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천명한 것도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따라 자국 제품의 미국 내 부품 사용 비율을 우선 55%에서 60%로 높이고, 2029년 즈음 75%를 달성하는 등 등 단계적으로 끌어 올릴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같은 자국 중심의 산업 전략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국제 정세에 맞춰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생산체제 재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