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13일 ‘초대형IB 시대 도래 속 중대형 증권사 리스크 요인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은 “자본 규모에 기반한 위험인수여력과 리스크관리능력이 증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대형사 위주의 시장 재편, 대형화 유도에 초점을 맞춘 정책적 인센티브 등으로 자본규모가 3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중대형 증권사의 사업환경이 불리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 심화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인적·물적 자원의 차이로 새로운 사업기회의 확보 역시 도전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본 규모를 앞세운 초대형 IB들 위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비대형사들은 생존을 위해 규모의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대형 증권사는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개척해야 한다”며 “다만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리스크를 수반한다. 이러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한편 사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각 사별 사업경쟁력 및 리스크프로파일(Risk Profile, 관리대상 위험)의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AA-’ 이상,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인 대신증권(003540), 신영증권(001720), 키움증권(039490), 하나금융투자 등 4개사가 대상이다.
4개 증권사는 올해 6월말 기준 증권사 전체 영업순수익(5조 9158억원) 중 12%(6819억원), 자기자본 규모(48조4131억원) 중 12%(6조426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영업순수익 기준 60%, 자본 기준 64%)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대응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은 이익창출력 회복이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수익구조 다변화 가능성, ELS 운용 손익의 안정화 등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채권 운용 비중이 높다면서 자기매매 및 운용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금리 상승시기의 대응전략을 점검 중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투자중개부문의 시장지위 및 수익성 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경쟁 심화, 신용공여이자율 인하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주식 운용 비중이 동종업체 대비 큰 편으로 주식운용성과도 주요 점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제반 시장지위 변동, 자기매매 및 운용 부문 성과에 주목하고 있으며 하나금융그룹 내 동사의 역할, 전략적 기능 등이 중기 모니터링 대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형 증권사들의 리스크 요인은 대형사 위주의 시장 구도 재편으로 인한 사업기반의 훼손 가능성”이라며 “당국의 유도에 맞춰 대형사들이 적극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이전보다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본 3조원 이상) 및 발행어음 인가(자본 4조원 이상)의 허들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증권사들의 자본 규모는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자본 규모를 앞세운 초대형 IB들 위주로 경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며 “투자중개부문에서 과감한 수수료율 인하 프로모션 등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경쟁에서 도태되는 증권사들은 투자중개 수익 악화, 고객 이탈에 따른 자산관리 및 금융상품판매 실적 감소 등을 경험할 수 있다”며 “IB부문에서도 대형사와의 위험인수여력의 차이는 경쟁력 격차 확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