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LIG손해보험 6450억원에 인수 마무리

김경은 기자I 2015.03.25 18:12:23

윤종규 회장 해결사로 나서
인수가 5.8% 낮춰 합의
26일 변경계약서 작성땐
자산 428조원으로 1위 재탈환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마지막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윤 회장과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최근 회동을 갖고 LIG손해보험 인수 막바지였던 가격 조정 협상에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LIG손해보험 인수안을 최종 확정했다. 인수 가격은 당초 제시한 인수가격 6850억원보다 5.8% 낮춰진 6450억원이다.

KB금융과 매도인 측은 지난 1월부터 LIG손보 미국 법인 손실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됨에 따라 매매대금 조정을 위한 실무협약을 진행해왔고, 오는 26일 변경된 매매계약을 바탕으로 변경계약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 2013년 11월 LIG건설 기업어음 투자자 피해보상을 위해 구자원 회장 일가 보유 지분 19.47%과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 지 1년 5개월 여만에 LIG손해보험은 완전히 KB금융지주의 품으로 들어갔다.

LIG손보 인수는 KB금융의 M&A 잔혹사를 끝내는 상징적인 의미로 여겨졌던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KB사태’로 금융당국의 인수승인이 지연되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었고, 이후 LIG손해보험 미국법인의 손실이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인수 가격 조정을 놓고 이견이 계속돼왔다.

KB금융은 입찰가격의 10% 인하를 LIG손보는 SPA(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계약서에 명시한 상한 5% 이하를 각각 주장하면서 최종 인수가 미뤄져왔다.

LIG그룹 측에서도 롯데그룹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KB금융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에 회의를 느낄즈음 윤 회장이 나섰다.

지난 19일 윤 회장이 구 회장과 회동을 가진 후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LIG그룹은 최종 인수 지연에 따라 인수대금 지급이 미뤄지는데 대한 지연이자 100억원 가량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가격 대비 400억원 깎은 가격에 합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이같은 안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내려짐에 따라 LIG손해보험은 6월부터 KB손해보험(가칭)으로 사명을 바꿔달게된다. KB금융은 최종 인수를 위해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6월 중순 거래 종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계열사에 이름을 올린 LIG손해보험은 전열을 갖추고 영업 확대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인 지난 7월부터 KB금융과 LIG손보는 양사 직원이 포함된 실무협의체를 꾸려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KB금융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방카슈랑스와 일반보험 시장의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수익확보를 통해 2위권 선두자리를 두고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과 치열한 시장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KB금융그룹은 LIG손보 인수를 계기로 ‘1등 금융그룹’ 자리를 재탈환하게 된다. 지난해말 기준 KB금융의 자산은 405조원(신탁 및 관리자산 포함)으로 신한금융그룹 406조원에 약간 뒤처져있다. 하지만 LIG손해보험의 자산 23조원을 더할 경우 428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명실상부한 자산 1위자리를 되찾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KB금융의 비은행부문 비중도 자산 기준 25%에서 29%로 뛰어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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