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왜 반대해” 문자 폭탄에 근조 화환까지…국힘 비판 `봇물`

정윤지 기자I 2024.12.09 17:31:40

지역구 사무실에 항의성 대자보 붙인 동문 후배
근조화환 배달에 문자폭탄도
與 "개인정보 유출 등 행태 강력한 법적 조처할 것"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비상 계엄령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시민들의 분노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여당 의원 105명의 불참에 따라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면서다. 시민들은 여당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는 데 이어 지역구 사무실에 찾아가 대자보를 붙이거나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있다.

9일 오전 조정훈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있다. (사진=‘스레드’ 갈무리)


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학소추안 표결 무산 이후 여당 의원들에 대한 항의를 담은 시민들의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 사무실 출입문에 대자보가 붙었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에 재학 중인 전찬범(22)씨가 학교 점퍼를 입고 나타나 손수 부착한 것이다. ‘존경 ‘하고 싶은’ 신동욱 의원님께’라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신 의원을 향한 후배이자 지역구민으로서의 비판이 담겼다.

대자보에서 전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주의보다 소중하느냐”며 “지난 6일 선배님이 국회에서 보인 모습은 내란의 공범이 되는 것이며 국민을 대변하는 대신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일갈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바꾸어 달라”고 주문했다. 전씨는 대자보를 쓴 이유에 대해 “불법 계엄을 저지르고도 탄핵이 안 된 것도 초유의 상황인데, 이럴 때 국민의힘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9일 오전 대학생 전찬범(22)씨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신동욱 의원의 지역사무실 앞 출입문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서울 서초구에 이어 도봉구·마포구 등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사무실엔 항의성 근조화환이 배달됐다. 도봉구 쌍문동에 위치한 김재섭 의원의 지역사무실 앞에는 “내란공범! 부역자” “김재섭은 도봉을 떠나라!”와 같은 문구가 적힌 화환이 놓였다. 마포구 대흥동의 조정훈 의원 사무실에도 “조정훈은 마포를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배달되기도 했다.

의원들의 개인 휴대전화로 문자 폭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집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번호가 전광판에 띄워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개인정보인 국회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무단 사용해 조직적·집단적으로 문자를 발송하는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과 업무방해 등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의힘 중앙당사 건물에 오물 투척 방지망을 설치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민주노총 등을 포함한 노동시민사회 단체의 ‘윤석열 탄핵 시민촛불 집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비상계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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