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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쇼핑 업체들의 관리 소홀을 틈탄 가품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특허청이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적발한 위조상품 건수는 쿠팡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조모 씨는 지난해 쿠팡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카드를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구매 후 갑자기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하더니 저장된 사진이 모두 날아갔습니다.
[조모 씨/가품 피해자]
“(삼성전자)PC서비스센터에 가보니깐 기사님이 보자마자 가품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봤더니 시리얼 넘버 방향이 다르다고. 이런 소액에도 가품이 있을 수 있구나, 황당하고. 상세페이지에도 정품이라고 표시가 돼 있어서 큰 의심 없이...”
겉보기에는 진품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뒷면을 보면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정품과 가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니 시리얼 넘버 인쇄 방향과 SD카드 접촉 단자 모양이 다릅니다.
또 다른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신발을 구매한 김모 씨도 가품 피해자입니다.
[김모 씨/가품 피해자]
“처음 구매 페이지를 볼 수 없게 처리가 돼서 그때부터 의심을 했는데, (물건을 받아보니) 미국에서 판매하는 정품이 아니라 물건에 중국 가격표가 붙어 있고 확실히 정품이 아니어서...”
하지만 환불은 포기했습니다.
[김모 씨/가품 피해자]
“판매자 측 주소는 중국 주소고 연락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서요. 환불 처리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 것 같다고 판단해서 구매 처리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특허청이 적발한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위조상품 건수는 쿠팡이 2만6201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네이버(1만8480건), 11번가(4739건), 티몬(167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쿠팡이 차지하는 비율은 50%가 넘었습니다.
같은 기간 품목별로 살펴보면 신발류(1만6796건), 기타류(1만6126건), 가방류(1만2186건) 순으로 적발 건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피해구제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최근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쇼핑몰 가품 소비자 피해구제 접수는 120건에 그쳤습니다.
[임옥준/한국소비자원 팀장]
“소비자 입장에서 가품인지 진품인지 스스로 입증하는게 굉장히 어렵고요. 절차 진행이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들은 가품 보상제 시행, 모니터링 전담 조직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쿠팡 관계자는 “타 온라인 쇼핑몰 대비 쿠팡이 판매하는 상품 수가 많다”면서 “해외 지역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각 국가가 승인한 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제출받고 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통신판매중개자로 분류돼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 만큼 이들의 책임을 강화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옥준/한국소비자원 팀장]
“오픈마켓이 일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한다면 판매자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가품인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황운하/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에서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관련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겠고, 명백한 민생범죄고 소비자 기만행위이기 때문에 관리 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법안 또는 제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커져가는 온라인 쇼핑 시장 소비자들의 가품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부와 온라인 쇼핑몰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데일리TV 이지은입니다.